‘野大’ 17대 국회, 왜 부결됐을까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9명 누구 ?

과반 149명 모으고도 실패

민주, 선진당에 의혹 눈길

“공천 탈락에 불만” 해석도

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반란표의 출처를 놓고 구구한 해석이 일고 있다.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필요한 찬성표는 재적의원(291명)의 과반수인 146명.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는 일반 법안의 표결과 달리 인사와 관련된 안건이라서 재적 과반수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현재 의석은 통합민주당 136석, 한나라당 111석, 자유선진당 9석, 민주노동당 6석, 친박연대 3석, 창조한국당 1석, 무소속 25석. 정 장관 해임건의안은 민주당 선진당 민노당이 공동으로 제출했기 때문에 3당이 최대로 동원할 수 있는 의석은 151석에다 무소속 중 동조자를 얼마나 규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이날 투표에는 민주당이 128명, 선진당 8명, 민노당 6명, 창조한국당 1명, 무소속 6명 등 149명이 참석했으며 한나라당 의원 111명은 모두 불참했다. 민주당 불참자는 김낙순 신기남 조일현 염동연 홍창선 신국환 정동채 조성태 의원 등 8명이다. 신기남 염동연 정동채 의원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 결과는 찬성 140표, 반대 5표, 무효 2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야당들은 반대 무효 기권 표를 던진 9명이 누구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반대 5표 대부분이 당초 공조를 약속했던 선진당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에 참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오늘 투표에 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불참했다”면서 “심 대표 측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진당 관계자는 “심 대표가 창조한국당과의 교섭단체 합의 과정에서 이회창 총재에게 철저히 배제당해 심기가 불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리 당 의원들에게 집요하게 전화를 걸어 불참을 권유했다”면서 이탈표에 여권의 설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17대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명자 김성곤 김송자 정의용 의원 등 4명 중에서 이탈표를 던진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한편 이날 투표용지 중 1개는 뒷면에 표기했고, 1개는 동그라미로 표기해 무효표로 처리됐다. 개표에 참관한 한 민주당 의원은 “반대표는 없지만 기권·무효표는 우리 당에서 나온 것 같다”면서 “4·9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의원들이 아직 당에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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