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실실- 중도환매 어렵지만 배당수익 안정적
선박, 와인, 원유, 광물, 미술품 등의 실물(實物)에 투자하는 실물펀드가 최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물펀드는 주식,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이 아닌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다. 인플레이션 때 화폐표시 가치가 하락하기 쉬운 금융자산과 달리 실체가 있는 물건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질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기능이 있다.
○ 올해까진 3억 원 이하 투자 땐 비과세
증시에서는 실물펀드 중에서 원유, 부동산을 제외한 선박, 와인, 광물, 미술품 등 특정한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특별자산펀드’로 따로 분류한다.
기존의 특별자산펀드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私募)펀드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公募)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별자산펀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주로 대출에 따른 이자수입이 수익의 원천이고, 배당수입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박펀드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선박을 산 후 해당 선박을 해운사에 임대해 얻는 수입을 투자자에게 채권이자 형식으로 배당한다. 지난해 5월 중순 설정된 ‘하나UBS바이킹선박특별자산1’은 설정 이후 현재까지 7.83%의 수익을 냈다. 투자하는 실물종목이 다양해지면서 한우에 투자하는 ‘마이애셋롯데쇼핑-순한한우특별자산1’, 프랑스산 특급 와인에 투자하는 ‘도이치DWS와인그로스실물’ 펀드도 등장했다.
특별자산펀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투자금액 3억 원 이하는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3억 원 초과는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절세 혜택은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적용되고, 연장 여부는 미정이다.
○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만 투자해야
여러 장점이 있긴 하지만 실물펀드에 투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펀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반 투자자가 실물의 가치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고, 만기가 길게는 10년인 만큼 환금성(換金性)에서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선박, 광물 등의 특별자산펀드는 폐쇄형이어서 중도환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중도환매가 안 되는 대신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해 거래할 수 있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파트장은 “특별자산펀드는 환매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돼 있거나 아예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이 대부분”이라며 “환매가 제한적이고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펀드 전문가들은 특별자산펀드를 포함한 실물펀드에 투자할 때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는 기초 자산에 한해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만을 투자하도록 권유했다.
펀드 평가회사 제로인의 이수진 연구원은 “특별자산펀드는 주요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보다는 제한적인 틈새 포트폴리오로 물가 상승 시기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