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0%대까지 전망… 국내업계 긴장
수입차 회사들이 잇달아 ‘대중 시장’에 눈높이를 맞춘 새 브랜드 도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해외 대중 브랜드들은 중산층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는 2000만∼4000만 원대 차종을 집중적으로 쏟아낼 예정이다.
수입차의 무게중심이 ‘럭셔리’에서 ‘대중차’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전체 점유율도 현재 5%대에서 조만간 10%대까지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그동안 지속적인 고유가(高油價) 현상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세단’ 개발에만 신경을 써 온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도 ‘선의의 자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일본차 바쁘고 미국 수입차들도 가세
우선 일본차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미쓰비시자동차의 준중형 세단인 ‘랜서’, 스포츠 세단인 ‘랜서 에볼루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파제로’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스바루도 코오롱모터스와 합작으로 내년 5월경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준중형 세단 ‘임프레자’, 중형 세단 ‘레거시’, 중형 SUV ‘포레스터’ 등이 수입 유망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닛산도 10월경 SUV인 ‘무라노’와 ‘로그’, 중형 세단인 ‘알티마’ 등을 판매한다. 도요타는 내년에 ‘캠리’와 ‘프리우스’, ‘RAV4’를 도입하기로 일찌감치 확정한 상태다. 일본 신차들은 대부분 3000만 원대 안팎이며 일부 모델은 2000만 원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일본, 유럽차의 위세에 눌려 고전했던 미국 수입차들도 가세했다. GM은 최근 미국 판매가격이 2만 달러대인 중형 세단 ‘말리부’를 비롯해 SUV 등 3, 4개 차종을 내년쯤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드 역시 준중형 세단 ‘포커스’를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차인 피아트도 조만간 자사 브랜드 중 중저가인 ‘피아트’와 스포츠카 브랜드인 ‘알파로메오’를 국내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현재 국내 2개 수입업체가 피아트 본사로부터 ‘최종 낙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프랑스 시트로앵도 국내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BMW와 아우디도 각각 ‘1시리즈’와 ‘A3’를 통해 하반기부터 구매력 있는 20, 30대 고객 공략에 나선다.
○ 혼다, 年1만대 등록 신기록 전망
수입차 업체들은 성능이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더라도 희소성 때문에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해 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수년간 프리미엄 마켓에만 신경을 기울여 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호재’다.
CR-V와 시빅 등 3000만 원대의 대중차로 수입차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혼다에 자극받은 바도 크다. 실제 혼다는 1월 901대에 이어 4월에는 1165대를 기록하는 등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단일 브랜드로 ‘연간 1만 대 등록’ 신기록까지 세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5년에는 국내에서 3만901대의 수입차가 팔렸고, 이 중 34.8%인 1만775대가 2000만∼4000만 원대였으나, 2007년에는 이 가격대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 총 5만3390대 중 46.3%인 2만4747대를 차지했다.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 대중차의 판매가 늘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수년 내에 수리비나 관리비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