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7∼12월)에도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져 올해 경제성장률이 4% 후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소비자물가는 정부 목표치인 3.5%를 크게 웃돌고, 무역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경제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경기 침체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제 발표를 한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택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로 투자와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선진국 경제가 연초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건 한국은행 조사총괄팀장은 “하반기에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한은이 당초 예상했던 연간 4.7% 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며 “소비자물가도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목표 상한선(3.5%)을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성호 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무역수지의 적자폭이 줄고 있지만 흑자 전환이 쉽지 않아 올해 목표치인 130억 달러 흑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상의“무역적자-투자부진 동시진행”▼
원자재 가격 급등 행진이 경상수지 적자와 투자 부진 현상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경상수지 패턴 변화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의 경상수지 적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지출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대외채무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올해 1∼3월 51억5000만 달러 적자를 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적자다.
보고서는 “1970∼80년대 경상수지는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자금 유입이 필요해 수입을 확대했기 때문에 적자였지만, 투자는 연평균 10∼30% 증가했다”며 최근 경상수지 적자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상품 수입액 중 원자재와 원유 수입액이 75%(지난해 기준)나 된다”며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려면 기업의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감면 확대, 신(新)재생에너지 개발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제 지원 등으로 기업의 신성장산업 발굴을 유도해 경상수지 적자 속 투자부진 패턴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