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장기투자땐 선취료 내는 A형 유리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펀드수수료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내몸에 맞는 유형’ 골라야

세제혜택-보수 등 잘 따진후

투자방법 따라 상품 선택을

온라인 전용펀드 할인폭 커

회사원 김혜정(26) 씨는 최근 유가가 급등하자 러시아 석유회사에 투자하는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펀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씨는 은행 창구에서 펀드 상담을 하면서 ‘멀티클래스 펀드’인 이 펀드의 수수료 체계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이름을 가진 4개의 펀드 중 ‘A1’형은 선취수수료 1%에 연 1.86%의 보수를, ‘C1’형은 선취수수료 없이 연 2.86%의 보수를 내게 돼 있었다. 세제 혜택이 있는 ‘CH’형은 2.68%, 온라인 전용 ‘CE’형은 2.5%의 보수를 내야 했다.

수익률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수수료나 각종 보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펀드 가입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간 투자할 때에는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수료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보는 것이 좋다고 펀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클래스 따라 수수료 차이

일반적으로 ‘펀드 수수료’라고 부르는 비용은 수수료와 보수가 합해진 것이다.

수수료는 펀드에 가입할 때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가 가져가는 선취수수료가 대표적이다.

보수는 펀드 투자자가 매년 일정한 비율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이 가운데 운용보수는 펀드를 운용해 주는 운용사에 지불하는 돈, 판매보수는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 지불하는 돈, 수탁보수는 투자한 돈을 맡긴 금융회사에 관리비 명목으로 주는 돈이다. 이 외에도 사무수탁보수, 평가보수 등이 있다.

김 씨가 살펴본 멀티클래스 펀드는 수수료를 내는 방식에 따라 클래스를 나눈다. 일반적으로 선취수수료가 있는 A형은 처음에 판매사가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2년 이상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하다. C형은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매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적립식으로 3년간 장기 투자할 예정이라면 선취수수료를 내고, 연 보수를 적게 지불하는 A형이 적합하다. A형은 수수료를 미리 내기 때문에 나중에 매년 지불해야 하는 보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투자교육연구소 민주영 수석연구원은 “같은 이름을 가진 펀드라도 자신의 유형에 맞는 클래스를 찾으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 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 수수료 저렴

온라인 전용 펀드를 고르는 것도 수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오프라인 주식형펀드의 평균 총보수는 연간 2.09%이지만 온라인 전용 주식형펀드의 평균 총보수는 1.92%이다.

대우증권 김혜준 연구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파는 펀드들은 온라인에서만 파는 펀드보다 할인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전용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외국 운용사가 운용하는 역외펀드는 보수와 수수료 규정이 외국법을 따르기 때문에 판매처에 따라 보수와 수수료가 조금씩 차이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이 밖에 성장형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삼성코덱스삼성그룹주 상장지수펀드는 연 보수가 0.49%로 2∼3%를 지불하는 다른 펀드보다 저렴하다. 다만 수수료가 싼 대신 기대 수익률은 성장형 펀드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 팀장은 “외국에서는 10년 이상의 장기투자 상품들이 개발돼 계약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 많다”며 “국내에서도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려면 이런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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