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직판장에 맛집도 많아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겨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기름 값을 비롯해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는 요즘, 기름 값 걱정이나 과속 감시 카메라에 찍힐 우려 없이 버스에 몸을 싣고 동해든, 서해든 한 번쯤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대전 시내버스 841번과 851번은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동부시외버스터미널,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는 노선이다.
▽북쪽 끝 강릉에서 남쪽 끝 삼천포까지=자가용이 일반화되고 KTX 이용객이 늘면서 대전 동구 용전동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동부시외버스터미널은 한적하기만 하다. ‘터미널’ 하면 연상되는 북적거림이 없다. 하지만 밤이 되면 달라진다.
1970년대 고속터미널이 생기면서 몰려든 숙박업소를 중심으로 술집과 노래방, 나이트클럽이 불야성을 이룬다. 이곳 나이트클럽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뉴스’와 ‘임팩트’에는 서울과 인근 청주 등지에서도 손님이 몰려온다고. 오전 2, 3시경, 한동안 조용했던 해장국집과 꼬치집은 나이트클럽이 영업을 마치면서 또다시 성황을 이룬다.
낮에는 한산 밤에는 북적
서울은 8200원이다. 오전 6시 1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운행한다.
대전에서 진주까지는 고속버스 요금이 1만4100원이지만 요즘 4500원을 깎아주고 있어 9600원이면 갈 수 있다.
동부시외버스터미널 뒤편에는 대전화훼직판장과 데코플라자(042-631-9994)가 있다. 각종 꽃은 물론 꽃바구니, 리본, 포장, 구슬 등 다양한 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충남 곳곳을 이어주는 서부터미널=동부터미널은 전국 운행 버스가 많은 데 비해 서부터미널은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많다.
대천해수욕장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30분 간격으로 있다. 소요시간은 2시간.
서부터미널 인근에는 중부권 최대의 집창촌이 여성단체의 반발과 사법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 중이다. 주변 골목은 밤에는 불야성을 이루지만 낮에는 고요하기 그지없다. 주변의 식당, 실내포장마차, 소주방 등의 이름도 이곳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 ‘포기하지마’ ‘대박’ 등 특이하다.
▽어죽과 밀면, 그리고 동태찌개=동부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앞 ‘황해식당’(622-6979)은 어죽으로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 각종 잡어 국물에 국수와 수제비, 밥을 함께 끓여 뚝배기에 담아 내온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인 붕어찜(대 3만 원, 중 2만 원)은 숯불을 밑불로 쓰고 게장과 맑은보쌈김치, 장조림 등을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질기지 않은 우거지에 손바닥만 한 붕어가 오른다. 요즘에는 산란기여서 알이 꽉 차 있다. 이 집은 주인 이명숙 씨가 1999년 대전맛자랑 음식축제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새벽 해장국집 손님 몰려
851번 시내버스를 타고 대전서부교육청에서 내리면 교육청 후문에 허름한 ‘껌뻑밀냉면’(524-5440)이 나온다. 6년 전 부산에서 와 정착한 주인 박구목(52) 씨와 부인 김영순(48) 씨가 ‘맛을 보면 껌뻑 간다’며 붙인 이름이다. 밀면은 영남지역에서 즐기는 음식으로 메밀가루를 섞는 일반 냉면과 달리 중력분 밀가루 90%에 고구마전분 10%를 섞는다. 맛이 구수하고 면발이 쫄깃하다. 육수는 양파와 생강, 마늘, 한약재를 섞어 오랫동안 끓여 깊은 맛이 난다. 김 씨는 “밀면으로 만든 콩국수는 밀양의 친정어머니가 직접 재배한 황태콩 만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밀냉면 4000원, 비빔면 4500원, 콩국수 4000원.
동부터미널 인근 동부 사거리 근처에 있는 ‘자옥아 동태찌개’(634-3040)는 싱싱한 재료에 걸쭉한 국물이 독특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동기획 : 대전시·대전버스운송조합
※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판암동과 원내동 구간을 운행하는 221번 노선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개할 만한 멋집 맛집 등이 있으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십시오. 확인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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