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IT업계에 따르면 PC, 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해 온 미국 인텔, 구글, 애플 등의 기업들이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휴대전화 시장에서 세(勢)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IT업계는 △‘똑똑한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PC와 휴대전화의 경계선이 무너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선인터넷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에 재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휴대전화용 반도체인 X스케일로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2006년 해당 사업부를 매각하며 이를 포기한 바 있다.
그는 “PC 분야를 장악한 인텔의 경쟁력을 활용하면 ‘PC화’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머니 속 컴퓨터’인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내년 말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인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시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 겸 CEO도 이달 중 한 차례 세계 휴대전화 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3세대(3G) 이동통신용 아이폰을 공개하고,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선언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3G 아이폰은 새로운 터치스크린 기술 등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황제기업’ 구글도 1일 휴대전화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용 프로그램 개발 대회의 1차 예선 통과자로 한국인 박성서 씨를 포함한 50명을 선발하는 등 구글폰 출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본보 2일자 B4면 참조
▶‘총상금 103억, 구글폰 OS 개발’ 세계 IT인재들의 대결
구글은 올해 하반기(7∼12월)에 대만 HTC 등 세계 유수의 스마트폰 업체가 만들어 낸 구글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겸 CEO는 “구글폰은 광고에 기반한 무료통화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노키아,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 기존의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은 이와 같은 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다양한 대결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며 “인텔, 구글, 애플 등과는 일부 경쟁도 있지만 다양하게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