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택배사들 ‘우물안’ 벗어나 세계로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한국 토종 택배회사들이 ‘글로벌 택배사’로 거듭나기 위해 국제사업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내수시장에만 머물러서는 미국의 DHL, UPS 등처럼 세계적인 택배회사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브랜드 구매 사이트 등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고 기업 간 교역량이 늘면서 국제택배가 성장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통운은 올해 초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국제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대상의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인바운드(국내로 들여오는 서비스)만 진행하던 대한통운이 아웃바운드를 시작하면 DHL, 페덱스, TNT, UPS 등 글로벌 특송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대한통운 국제사업 관계자는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의 90%가량이 전자상거래 물량일 정도로 해외명품 구매대행 사이트가 활성화돼 있다”며 “또 교역량 증가로 기업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일본, 중국 등 한국 교민과 법인이 많이 진출한 지역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통운을 DHL, 페덱스 등 글로벌 택배사와 맞먹는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은 3일부터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코노미 국제택배서비스’를 시작했다. 5∼30kg의 미국행 택배를 다른 국제소포보다 최대 5만6000원가량 싸게 배송키로 한 것이다.

권기덕 한진 해외영업팀 팀장은 “미국 무비자 시대, 유학생 10만 명 시대를 맞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국제택배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택배도 내년 상반기(1∼6월)에 아시아, 미국지역 중심으로 아웃바운드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에 파트너십을 맺은 해외 180여 개국의 해운 및 항공 업체들을 활용해 국제택배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월평균 국제특송 목표물량을 지난해보다 67% 늘어난 약 10만 건으로 잡았다.

지난해부터 국제특송사업에 뛰어든 CJ GLS도 미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국제특송 대리점을 확장할 계획이다.

허문구 한국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 컨설팅팀장은 “토종 택배사들이 국제택배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대형화’가 필요하다”며 “해외업체 인수합병도 네트워크 대형화를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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