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적인 감찰체제를 가동 중인 그룹의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이 정도경영을 앞에서 이끌고, 계열사들은 적극적인 개선 의지로 호응하고 있다.
정도경영TFT는 최근 한 정보기술(IT)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벌여 협력업체 및 대리점과의 관계에서 부도덕한 문제가 적발된 부사장 1명, 상무 2명을 권고사직 형식으로 경질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어 해당 계열사의 사내(社內) 경영진단팀은 별도의 심층 감사를 진행해 비슷한 관행적 비리가 있는 영업부서의 실무진 5명에 대해 추가로 권고사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IT 업계에서는 “심각한 불법이 아닌 관행적 문제로 임원 3명을 한꺼번에 내보내고 자발적인 추가 감사까지 실시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임원회의에서 “정도경영 위반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7∼12월)에도 정도경영TFT에 강도 높은 감사를 먼저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측은 “2003년 4월 출범한 정도경영TFT는 영업 구매 같은 주요 업무를 중점 진단해 정도경영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사이버신문고 등을 통해 임직원의 부정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조사해 부정 및 비리 근절에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정도경영TFT는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협력회사의 정도경영 실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얼마 전 한 LG 계열사의 2차 협력회사가 1차 협력회사에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한 뒤 해당 계열사가 중재 및 조정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조치해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8월 재무 실무자의 부적절한 자금 운용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LG텔레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회계연도 중 전격 교체하는 초강수를 둬 주목을 끌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부터 82개 해외법인에 외국인 정도경영 강사를 1명 이상 배치해 ‘정도경영의 글로벌화 및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초에는 최고구매책임자(CPO)에 외국인을 임명해 구매 시스템의 투명화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