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포드 ‘뉴 몬데오’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이름만 빼고 모두 바꿨다

“너 포드 맞아”

포드 ‘뉴 몬데오’(사진)는 다소 투박한 느낌을 줬던 기존 포드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세련된 전조등과 스포티한 보디라인은 유럽 어느 브랜드의 스포츠세단 같은 분위기를 줬다.

어쩐지 생산지는 미국이 아니라 벨기에다. 미국 시장보다는 유럽 시장을 노리고 생산된 모델이라는 뜻이다. 유럽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대부분 물렁거리는 것보다는 탱탱한 승차감을 선호하고 고속주행 안정성과 핸들링을 중시한다.

뉴 몬데오도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춰서인지 단단한 서스펜션(현가장치)을 갖춰서 핸들링과 고속 안정성이 좋은 편이었다. 시속 180km 정도의 초고속 주행에서도 별로 불안감을 주지 않으면서 차선 변경이 가능했다. 그러나 승차감도 크게 희생시키지 않아 거친 노면에서도 탑승자에게 큰 불쾌감은 주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열린 뉴 몬데오 발표회장에서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의 “과거의 몬데오는 머릿속에서 지워 달라”는 주문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차 안으로 들어가 보자.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세련된 인테리어는 사용하기에 편리했다. 계기반에 자리 잡은 대형 액정화면은 다양한 자동차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첨단’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앞 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액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커브길에서 전조등을 방향을 바꿔 주는 ‘액티브 프런트 라이팅’ 시스템도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다. 시트에는 냉온풍 장치가 기본으로 달려 있었다. 포드가 뭔가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동력성능도 2.0L급 디젤엔진치고는 괜찮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9초 정도가 걸렸으며 최고속도는 어렵지 않게 시속 200km를 넘었다. 소음도 정차 상태나 초반 가속 때를 제외하고는 디젤엔진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적었다. 특히 시속 100km 안팎의 주행에서는 동급 가솔린 모델들보다 더 조용했다.

듀라토크 TDCi디젤엔진은 최대출력이 130마력으로 평범하지만 최대토크는 32.6kg·m여서 동급 가솔린 차종보다 순간가속이 뛰어났다. 수동겸용 6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과 동력전달 느낌도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9km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개인 차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성능과 품질은 일부러 트집을 잡지만 않으면 쉽게 흠을 찾기 어려웠다. 뉴 몬데오가 극복해야 할 것은 과거 포드의 이미지밖에는 없는 것 같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850만 원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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