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재계 파워엘리트]LS그룹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글로벌형 오너일가 - 현장형 CEO들 ‘하모니 경영’

이사회 중심 운영… LG서 분리 5년만에 매출 2배 - 순익 5배로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뒤 약 5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그룹의 매출액은 2003년 7조3500억 원에서 2007년 14조9700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약 1300억 원에서 68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통해 LS그룹은 LS전선, LS산전, LS-니꼬 동제련, 가온전선, E1, 예스코 등 주력 6개 회사를 포함해 총 24개 계열사가 모인 자산총액 기준 재계 18위(민영화된 공기업 포함)의 기업군으로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각 분야 국내 최고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 확대 및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사업구조 다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그룹 신사옥을 마련한 데 이어 7월부터 지주회사인 ㈜LS를 출범시켜 미래 성장에 필요한 재원(財源) 확보에 주력하는 등 올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 오너 경영자들 책임경영 주도

LS그룹은 눈에 띄는 경영 성과의 배경으로 그룹 설립 때부터 추구해 온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꼽는다. 최고경영자(CEO)와 코디네이터(조정자) 역할을 하는 이사회가 각각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 경영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셋째, 넷째, 다섯째 동생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자녀 등 7명의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사회를 통한 시스템 경영을 실천하면서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이사회 중심 경영은 평소 권위적이지 않고 합리적인 일처리를 중시하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의지에 힘입은 바 크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구자홍 회장은 1973년 반도상사(현 LG상사)에 입사한 뒤 10년 이상의 해외 근무를 거치며 국제금융, 해외투자 등에 경험과 인맥을 확보한 글로벌 CEO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족”이라고 할 정도로 가족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이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을 만들자”는 그의 신념의 토대가 되고 있다.

구자열 LS전선 부회장도 국제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결단력이 강한 스타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이런 역량을 최근 LS전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쏟아 부어 취임 전 10여 개에 그쳤던 해외법인과 지사를 4년여 만에 24개로 늘렸다. 또 2005년 진로산업(현 JS전선)을 인수하고 33만 ㎡(약 10만 평) 규모의 중국 우시(無錫) LS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많은 변화를 주도했다.

구자엽 가온전선 부회장은 취임 첫해인 2004년 강력한 기업 체질 변화를 주도하면서 그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4000억 원을 돌파했다. 한계 수준의 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철수시키는 스피드 경영의 효과를 본 것이다.

그는 경영자들이 신입사원 교육에 직접 나서도록 독려하고, 수시로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인적자산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자명 LS-니꼬 동제련 부회장은 1983년 미국 셰브런(현 GS칼텍스)에 입사해 정유업계에서만 14년을 몸담은 뒤 LG상사, 예스코를 거쳐 2005년 LS-니꼬 동제련을 맡았다.

구자명 부회장은 일상적인 업무는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1년 중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호주의 BHP 등 세계 굴지 광산업체와 교류하고, 이 분야 국제회의의 한국 개최를 주도하는 등 선 굵은 경영을 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구자용 E1 사장은 22년간 LG전자에서 경험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과 친화력으로 LPG 수출입 회사인 E1을 이끌고 있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마음을 얻는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경영으로 임금협상을 13년 연속 무교섭 타결로 이끈 경영자이기도 하다. 국제상사(현 LS네트웍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강한 추진력과 승부사 기질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 교수로 강단에 섰다가 2005년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교수 출신 경영자답게 열린 문화와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를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다. 스포츠 마니아이기도 한 구 사장은 3분 40초의 무호흡 잠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 전문경영인들 각 분야서 베테랑

최경훈 예스코 사장은 1986년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에 입사한 뒤 업무이사, 관리상무, 영업전무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0년부터 서울지역 도시가스협의회장과 한국도시가스협회 운영위원장을 지내는 등 도시가스 분야의 베테랑 전문경영인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인 최 사장은 지난해 말 전 임직원과 국토순례 대장정에 나서는 등 큰형님 같은 친밀감으로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대훈 LS네트웍스 사장은 LG상사, 동국무역 등에서 20여 년을 근무한 정통 상사맨이다. 지난해 사장에 취임한 그는 전국 350여 개 매장을 직접 방문하고, 노조를 설득해 노사평화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황순철 JS전선 사장은 1978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입사 이후 30여 년을 줄곧 전선업계에만 몸담았다. 1997년 이스라엘 지사장으로 일할 당시 회사로서는 가장 큰 규모인 2억 달러의 전력케이블 수주를 따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선박용 케이블 시장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코스피시장에 재상장하는 등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광우 LS산전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1996년 당시 LG전자 사장이던 구자홍 회장과 함께 디지털TV 업체인 제니스를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주도한 주역이다. 그는 올해 7월 공식 출범하는 지주회사 ㈜LS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황윤하 델타투자자문 사장은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에서 23년간 운용, 기획, 인사, 영업총괄 등을 두루 맡았으며, 추진력이 강한 경영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2008 재계 파워엘리트’ 시리즈는 매주 화 목요일 게재됩니다.

▼전선-산전 전략통들 “제2의 도약 우리가”▼

LS그룹은 7월 1일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분야별 핵심 전략가들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LS전선 기계사업본부장인 손종호 부사장은 1976년 입사 이후 해외시장 개척과 신사업 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략 전문가이다. 경영기획팀장 OP(해외 판촉)그룹장, 전략기획부문장 등을 지냈다. 손 부사장은 최근 “미래의 산업 트렌드는 에너지 물 공기 식량 등으로 예견되며, 이는 LS 기계사업부문이 지향하는 핵심 사업군과 일치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LS전선 부품사업본부장인 심재설 부사장은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으로 적자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킨 경험이 많다. 2004년 기계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해 9년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기계사업을 효자부문으로 바꿔 놓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침체된 부품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LS전선 전선사업본부장인 최명규 부사장은 30여 년간 초고압 및 기술개발 사업을 담당했다. 그는 “국가전력망을 담당하기 때문에 ‘공직’에 있다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할 정도로 전선 사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초고압 케이블 국산화에 앞장서고, 체계적인 인재 양성에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LS산전 연구개발(R&D)본부장인 최종웅 부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글로벌 연구거점 확보 및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전력 정보기술(IT) 국책사업을 기획했고 전력반도체 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맞는 미래형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도 발굴했다.

LS산전의 지원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한재훈 부사장은 재무통이면서도 IT와 경영심사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축적해 경영전략에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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