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현재 한국의 전체 가계가 진 빚이 640조 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통계청이 추계한 가구 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가구당 빚은 3841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08년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3월 말 현재 640조4724억 원으로 지난해 말(630조6786억 원)보다 9조7938억 원(1.6%) 늘었다.
3개월마다 집계되는 가계신용 잔액은 2003년 9월 말(439조9481억 원) 이후 4년 6개월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년 1분기(1∼3월) 때는 기업들이 설 상여금이나 이전 연도 성과급 등을 지급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중 신용잔액 증가폭은 2002년 1분기(26조5000억 원) 이후 가장 컸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가계 빚의 절대치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 1분기의 증가세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인 셈.
이에 대해 한은은 서울 강북지역의 뉴타운 개발로 전세자금 수요가 늘면서 국민주택기금 대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인당 422만원… 51만원 늘어
9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거둬들인 국세는 161조4591억 원이었고 지방세는 43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이 낸 세금은 총 204조8591억 원에 이른다. 이를 지난해 인구 4845만6369명(통계청 추산)으로 나누면 국민 1인당 422만8000원의 세금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6년 371만3000원보다 51만5000원 늘어난 것이다.
세금이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르게 늘면서 총조세징수액을 GDP로 나눈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22.7%로 2006년보다 2%포인트 올랐다.
한편 올해 국민이 낼 세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올해 걷을 것으로 예상한 국세(세입 예산안 기준) 165조6000억 원과 지방세 43조5500억 원을 더해 계산한 1인당 세금 부담액은 430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7만5000원이 늘어난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6.9%(2005년 현재)보다는 낮지만 주변 경쟁국인 싱가포르(2005년 기준 13%), 홍콩(2005년 기준 12.7%)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