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IT자동차 선점하자” 꿈 다지는 한국

  • 입력 2008년 6월 11일 03시 01분


현대·기아車, MS와 제휴… 정부 올해만 706억 투자

포드-BMW 등 해외업체도 ‘IT+車’ 공격적으로 육성

《2012년 어느 날, A 씨는 승용차를 몰고 서울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약속 시간에 늦은 A 씨는 운전을 하며 친구에게 음성으로 문자를 보냈다. 차량 시스템이 그의 음성을 문자로 전환해 친구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것. 차가 막히자 지루함을 느낀 A 씨. 어떤 음악을 들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오디오 버튼을 켜고 원하는 곡을 말하자 오디오는 온라인으로 해당 곡을 내려받아 자동 재생해 순식간에 차 안이 콘서트홀이 됐다. 이는 머지않아 실현될 자동차의 모습이다.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기능이 4, 5년 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자동차 IT 융합산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 한국 자동차 IT 융합산업의 경쟁력

세계 자동차와 전자업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든 이 산업에서 IT와 자동차 강국인 한국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적 소프트웨어개발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지난달 처음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의 만남은 자동차 IT 융합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신(新)성장동력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와 IT의 융합으로 MSN메신저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자동차를 포함한 한국 5대 주력산업과 IT의 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에만 706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IT 인프라스트럭처가 탄탄한 데다 세계 5위의 자동차생산국이자 세계 3위의 IT산업 경쟁력 보유국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정보기술을 적용한 지능형자동차시스템 수출이 2020년 36억 달러에 달하고 고용효과는 2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자동차업계도 자동차에서 전자장치의 비율이 2005년 20%에서 2015년 40%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해외 경쟁업체 현황과 한국의 과제

해외 경쟁업체들의 자동차 IT 융합산업 육성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포드는 MS와 ‘싱크’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음성 인식만으로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수신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현재 북미에서 판매되는 포드, 링컨, 머큐리 브랜드 12개 차종에 적용됐고 2009년 전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BMW도 2008년형 ‘X6 SAC’ 모델에 구글의 ‘구글맵’을 이용한 ‘마이인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전화번호 입력만으로 목적지 주소를 찾을 수 있다. 차량 외부에서 목적지 이름과 전화번호를 검색해 구글맵 홈페이지에서 전송하면 차량 내 액정화면에서 전송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서교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사업기획팀장은 “자동차 IT 융합산업은 이제 막 태동한 분야여서 조기 투자로 기술을 선점하면 자동차와 IT 분야가 동시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기관의 자동차 IT 융합사업 추진 내용
사업참여기관내용기간
PReVENT유럽연합 53개 산학연 기관자동차 주행환경 인식으로 보호안전기능 제공2004∼2008년 1단계 진행
CVIS유럽연합 63개산학연 기관자동차 주변환경과 통신을 통해 상호적인 안전기능 제공2006∼2010년
AIDEBMW, 보쉬 등28개 파트너사운전 차량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능 제공2004∼2008년
Save-IT델파이 등 6개 기관운전자 행동분석을 통한 충돌 경고 시스템 제공2003∼2006년
스마트웨이21일본 산학연 기관도로시설에 다양한 센서와 광통신망 결합으로 도로와 차량을 일체화하는 서비스 적용2000∼2015년
자료:한국전자통신연구원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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