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경영의 핵심인 회장단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올해 3월 한국경영학회 경영자 대상 시상식에서 “지금까지 오너의 재산 관리인 역할에 그쳐 온 전문경영인이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자기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하도록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는 “이와 같은 경영 시스템은 김 회장의 소신인 ‘실상경영(實像經營)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식을 배격하고 실상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그는 비서팀은 물론 수행비서조차 두지 않을 정도로 겉치레 형식을 싫어한다. 하지만 경영 판단에 관한 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 회장은 확고한 신념의 경영자라는 평도 듣는다.
그는 “국가에 대한 사명감이 나를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며 “국가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면 ‘나는 망해도 좋다’는 각오로 도전할 것”이라고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그룹 내에서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등 제조분야를 총괄하는 윤대근 제조분야 부회장은 김 회장의 손아래 동서로, 창업 초기부터 동부에서 땀을 쏟았다. 김 회장은 윤 부회장에 대해 “사업의 고락(苦樂)을 함께해 온 동지”라고 표현할 정도다.
윤 부회장은 1970년대 미국 지사장으로서 구매를 맡아 중동 건설사업을 보좌하는 등 김 회장과 함께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이후 동부제강의 신냉연 공장 건설, 아남반도체 인수 등 그룹의 굵직한 현안을 도맡아 처리했다.
임동일 서비스분야 부회장은 동부건설,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사업을 총괄한다. 삼성테크윈 대표이사를 거쳐 2005년 동부에 합류한 임 부회장은 주말에도 틈틈이 전국의 현장을 찾는 현장 경영자다.
또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고객 요구사항을 수시로 점검해 현장에 반영할 만큼 꼼꼼하다.
동부화재, 동부생명 등 금융사업을 맡고 있는 장기제 금융분야 부회장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해외 업무 및 국제금융 업무를 주로 맡아 오다가 1997년 그룹에 영입됐다.
그룹의 반도체 사업 진출 기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2002년 금융분야 부회장을 맡은 뒤로는 종합 금융서비스 그룹으로의 비전 실현을 주도하고 있다.
○ 각 사업을 책임지는 부문별 경영진
한광희 동부제철 열연부문 사장은 포스코 도쿄지점장, 포항강판 사장 등 30년 이상을 철강업에 투신한 ‘정통 철강맨’이다. 2007년 동부에 합류한 뒤 그룹의 숙원사업인 전기로 제철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수일 동부제철 냉연부문 사장은 현대자동차 전무, 대한알루미늄 사장, 한국전기초자 사장을 거쳐 2005년 동부제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후 공급자 위주 시장인 철강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고객 요구시점에 납품하는 ‘즉납체제’를 구축해 고객지향적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주욱 동부제철 경영지원부문 사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마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삼성물산 싱가포르 지사장, CJ코퍼레이션 대표 등을 지냈다.
동부하이텍 반도체부문을 맡고 있는 오영환 사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인 미국 벨 연구소,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삼성전자 시스템온칩 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차동천 동부하이텍 농업부문 사장은 1973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한솔제지 대표이사를 지낸 현장 중심형 전문경영인이다. 2005년 사장 부임 이후 농업분야 사업 특성을 반영한 영업 및 마케팅 방법론을 개발하는 등 해당 사업 분야의 체질 전환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4년 동부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한 이순병 동부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은 30여 년간을 동부건설 토목사업부, 기술연구소에서 일해 오다 지난해 9월 동부건설의 건설부문을 책임지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용식 동부건설 건축·주택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림산업 건축기술본부장을 지낸 뒤 2005년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지난해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경기 남양주시 진접 센트레빌 분양에 성공했다. 또 센트레빌 디자인 연구소를 만드는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헌기 동부익스프레스 사장은 공채 1기로 그동안 동부건설의 중동 건설사업, 동부아남반도체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 등 그룹 내 신성장사업을 도맡아 왔다. 2005년부터 동부익스프레스 물류사업을 이끌면서 연평균 20% 매출 신장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금융부문 4명의 사장 “금융그룹 톱5로 도약”▼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와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35년간 보험업계에 몸담아온 김 사장은 2004년 취임 이후 꼼꼼한 업무 분석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판매와 보상 과정의 고객만족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사내(社內) 인트라넷을 활용한 동시회의 등 시장 환경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응했다. 그의 재임 기간 주가는 10배, 총자산은 2배로 증가했다.
조재홍 동부생명 사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마쳤다. 조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영업 인사 고객지원 등을 두루 경험했고 2006년 7월 동부생명 사장 취임 직후부터 ‘고객 섬김 경영’을 펴왔다.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가 과연 고객을 위한 것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라”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금융기관 민원평가’에서 200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등급을 받았다.
김호중 동부증권 사장은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서울 경동고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증권 및 자산운용 경력만 30년인 김 사장은 옛 대한투자증권 부사장, 대한투자신탁운용 사장, 동부자산운용 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내실 위주 경영에 치중하던 동부증권에 적극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2000억 규모 유상증자 실시, 장외파생금융상품 인가 취득, 적극적인 점포채널 확대 등 공세적인 경영을 해왔다.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사장은 강원 정선에서 태어나 강릉상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97년 1월 취임한 김 사장은 외환위기, 카드 대란(大亂) 등의 금융위기 상황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돌파하며 관련업계 상위권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 세계저축은행협회(WSBI)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2008 재계 파워엘리트’ 시리즈는 매주 화 목요일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