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반면 쇠고기 판매가 줄어든 대형마트들이 할인행사를 하면서 국산 돼지고기 값이 수입 쇠고기 값의 2배 가까이로 올랐다.》
○ 소비자들 “차라리 수입 삼겹살 먹자”
이마트는 12일부터 18일까지 호주산 쇠고기 특별행사를 한다. 현재 100g당 1980원인 호주산 ‘달링다운 불고기’를 1230원에, 2580원인 ‘달링다운 국거리’를 1280원에 판다. 100g에 4480원인 ‘냉장 꽃 갈비찜’도 1650원에 살 수 있다.
이마트에서는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을 100g에 2190원, 목살을 1920원에 팔고 있다. 이달 초 돼지고기 값이 쇠고기 값을 추월한 데 이어 할인행사 기간이라는 특수성은 있지만 이제는 2배 가까이 된 셈이다.
삼겹살 값이 뛰다 보니 소비자들은 ‘대체재’인 수입 삼겹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홈플러스의 수입 냉동 삼겹살 판매가격은 100g에 1180원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이다. 12일부터 18일까지는 780원으로 가격을 더 낮추는 행사를 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3월 말 이후 프랑스산 냉동 돼지고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다. 홈플러스 강진묵 돈육바이어는 “기존에 수입하던 돼지고기 물량만으로는 최근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지난달부터는 칠레산 냉동 돼지고기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광우병 논란’ 속 고급 한우는 되레 인기
수입 돼지고기 매출이 느는 것과 달리 쇠고기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이마트의 한우 매출은 4월 마지막 주 이후 계속해서 전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6월 첫째 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나 줄었다.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한우 판매가격 인하 행사를 열고 있다. 이마트는 18일까지 ‘이마트 전국 한우협회 공동기획전’을 열고 등심과 국거리 등을 20∼30% 할인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에 평소 3000원 이상에 팔던 한우 국거리를 100g당 1950원에 판다. 롯데마트도 국거리, 등심, 채끝살을 최대 40%까지 가격을 내려 팔기로 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한우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광우병 논란’으로 쇠고기 판매가 줄어든 5월에도 이 백화점에서 파는 1+ 이상 최고급 한우의 매출은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고급 한우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에 비해 10% 늘었고 현대백화점의 고급 한우 매출도 1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임종길 축산바이어는 “최근 한우 전체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1+ 이상 최상위 등급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의외”라며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원산지와 쇠고기 이력이 제대로 표시된 고급 브랜드 한우 수요를 늘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