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장애아 전문병원인 서울특별시립어린이병원.
병실은 온통 파란색 물결로 넘쳐났다. 한국화이자제약 직원 20여 명이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화이자 사랑의 병원 그림 축제’ 행사를 열었다.
화이자제약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그림으로 회복 의지를 북돋워 주자는 취지로 2002년부터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을 첫 행사 장소로 골랐다.
일반 병원과 다른 만큼 화이자 직원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날 오후 2시 공식 행사에 앞서 오전 내내 장애아들과 함께 손잡고 대화하며 놀았다. 낯선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으로 어색해하던 장애아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마음을 열었다. 포옹도 스스럼없이 했다.
아멧 괵선 사장 부부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부인인 나디데 괵선 씨는 화이자제약의 사회공헌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괵선 사장은 “제약사는 병원 및 환자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2002년 이후 18개 병원에서 2000여 명의 환자, 환자 가족, 의료진, 자원봉사자가 그림 축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7년간 행사를 진행하며 ‘그림을 통한 치유’의 힘을 확인했다”며 “그림의 소재인 꽃, 나비, 동물, 정글 등은 어린 환자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한다”고 했다.
괵선 사장은 “사회공헌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고, 투자를 통해 한국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는 것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화이자 미국 본사는 한국 투자를 부쩍 늘리고 있다.
화이자 본사는 지난해 6월 신약 개발 및 기초기술 연구에 3억 달러(약 307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초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곳을 핵심 임상시험센터(CRS)로 지정했다.
또 최근 세계에서 처음 한국에 ‘약물동역학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교육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괵선 사장은 “한국은 중국 인도와 함께 화이자가 지정한 아시아 핵심국가 중 하나”라며 “특히 한국은 항암제 개발과 뇌신경 치료에 뛰어나기 때문에 미국 본사와 한국 의료계가 향후 이 분야에서 많은 협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화이자제약은 임상시험 모니터요원도 모집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추가로 모니터요원을 채용하는 등 올해 두 자릿수 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괵선 사장은 터키 출생으로 1976년 터키화이자제약에 입사해 화이자 본사, 이스라엘화이자제약 등을 거쳐 2004년 11월부터 한국화이자제약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