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총재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월가(街)의 글로벌 IB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유동성 문제 때문에 자산을 쉽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산은은 아직 자기자본 대비 자산비율이 낮아 추가 투자 여력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 총재는 또 “산은은 어떤 국내 금융기관보다 IB, 파생상품, 구조조정 업무에 많이 관여해 왔다”며 “기존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새 인재를 더 영입해 산은을 글로벌 IB로 육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산은은 국내 다른 금융기관보다 직원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 역량 있는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은이 민영화되면 국내 여러 금융기관과 호흡을 같이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는 ‘총재’가 아니라 ‘행장’이라고 불러 달라”며 민영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민 총재는 산은 노조가 선임에 반발한 것과 관련해 “씨티은행, 리먼브러더스 등에서 두루 근무했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관여하는 등 풍부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노조를 산은 발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은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