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부산항, 물동량 줄고 부두엔 컨테이너 ‘산더미’

  • 입력 2008년 6월 12일 20시 14분


부산항 항만마비 `초읽기'  화물연대의 파업이 하루 앞둔 1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는 컨테이너로 가득 차 있다. 하역사들은 고유가로 부산항의 수출입 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화물연대의 파업까지 이뤄지면 사흘만에 부산항은 사상 초유의 항만마비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
부산항 항만마비 `초읽기'
화물연대의 파업이 하루 앞둔 1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는 컨테이너로 가득 차 있다. 하역사들은 고유가로 부산항의 수출입 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화물연대의 파업까지 이뤄지면 사흘만에 부산항은 사상 초유의 항만마비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
전국의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앞서 시작된 화물연대 운송거부는 정부 및 화주와의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화물연대 전남지부가 파업에 들어간 12일 전남 광양항은 물류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집단 운송거부를 하루 앞둔 부산항도 화물이 쌓여가면서 비상이 걸렸다.

▽광양항=전남지부 1400여 명이 운송거부에 들어가자 서남권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의 물류활동이 막혔다.

이날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물동량은 출입구 통과 기준으로 1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그쳤다. 평소 하루 물동량(5100TEU)에 크게 못 미친다.

4개 출입구에는 하루 400~500여 대가 드나들었지만 이날 운행 차량은 150여 대에 그쳤다.

관계 당국은 13일부터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에 나서고 비조합원까지 동참하면 2006년 12월 때 보다 피해가 훨씬 것으로 보고 있다.

광양항 내를 돌아다니는 셔틀차량 마저 파업에 동참하자 여수해양항만청 등 11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비상수송위원회는 이날 부두 안에서만 돌아다니는 야드 트랙터 102대를 긴급 투입했다.

여수해양항만청 항만물류팀 관계자는 "이날 오후부터 야드 트랙터의 항만 밖 운행을 허용하고 열차 증편과 군 트레일러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삼남석유화학 관계자는 "하루 출하되는 물량 5000t 가운데 철도 수송분 1000t을 제외하고 모두 공장 마당에 쌓아놓았다. 며칠이나 버틸지 모르겠지만 감산이나 가동 정지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부산항=부산항 컨테이너 전용부두에서 규모가 가장 큰 남구 용호동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서는 트랜스퍼 크레인 33대와 야드 트랙터 75대가 육중한 컨테이너를 정신없이 옮기고 있었다.

직원 650여명은 휴가를 반납한 채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한 뼘이라도 더 마련하려고 밤샘작업을 했다.

신선대 부두의 이날 현재 장치율은 79.4%. 컨테이너 5만5000개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 중 여유분이 1만100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

하병후(53) 운영팀장은 "컨테이너 공간을 마련하려고 직원들의 자동차를 가져오지 못하게 할 만큼 상황이 급박하다. 수출입 화물운송에 지장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근의 감만부두, 자성대부두, 우암부두, 서구 감천동 감천한진부두도 비슷한 상황이다.

장치율이 91.3%에 이르는 감만부두 내 BICT(한진/세방), BGCT(대한통운/허치슨) 터미널은 심각하다.

철강업체인 A 사는 원자재 난 때문에 어렵게 구한 철 수천t을 주말경 중국에서 들여올 예정이지만 화물차량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광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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