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부진해도… 한국엔 여전히 ‘황금시장’

  • 입력 2008년 6월 13일 02시 58분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와 고유가로 경기가 부진하지만 한국 기업에는 여전히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수출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무역업계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대미(對美) 수출액(잠정치)은 173억6000만 달러로 중국(359억200만 달러)에 이어 2위였다. 대미 수입액은 152억9500만 달러로 미국과의 교역을 통해 한국이 올린 무역수지 흑자는 20억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액은 2004년 141억 달러에서 지난해 85억 달러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양상을 감안하면 선전(善戰)하고 있다는 게 무역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대미 수출입을 합친 교역 규모는 829억8500만 달러로 중국(1450억130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은 자동차로 수출액은 82억2600만 달러에 이른다. 이어 무선통선기기(59억9800만 달러), 석유제품(41억2400만 달러), 반도체(33억1600만 달러), 자동차부품(28억4300만 달러), 컴퓨터(14억1100만 달러), 평판 디스플레이(13억1500만 달러) 순으로 상위 수출 품목에 한국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포진해 있다.

경제계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요구했던 것도 이처럼 대외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미 FTA 발효가 1년 연기될 때마다 연간 손실이 1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반미(反美), 반FTA로까지 번지는 것에 대해 경제계는 우려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재협상을 한다면 국가 간 계약이나 협정을 파기하는 것이므로 무역 마찰이 생길 수 있고, 향후 통상협상에서도 주도권을 미국에 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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