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시아-브라질) 펀드, 사랑을 의심해 볼 때?

  • 입력 2008년 6월 13일 03시 00분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각광 받는 지역도 있다. 바로 브라질과 러시아 중동·아프리카다. 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자금도 속속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올랐다 해도 숨겨진 위험은 없는지, 전망은 좋은지 면밀히 검토하고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브라질 러시아 증시가 주춤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경제 상황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박수칠 때 긴장하라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브라질이 574억 원, 러시아가 401억 원으로 단일 국가펀드 가운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펀드 대부분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브라질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평균 3.41%, 3개월은 18.08%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러시아펀드도 같은 기간 3.23%, 10.77%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 기간 중 중국펀드와 인도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수익률 추이를 뜯어보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3주 전과 비교해 봤을 때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낮아졌다.

5월 21일 기준으로 브라질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6.96%, 3개월 수익률은 27.54%였다. 러시아펀드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4.79%, 15.98%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같은 수익률 변화는 최근 두 나라 증시가 조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5월 20일 73,516.8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이달 11일 66,794.76까지 내렸다. 러시아 RTS지수도 5월 19일 2,487.92까지 올랐지만 이달 11일 2,356.71로 거래를 마쳐 다소 하락했다.

중동·아프리카펀드도 3개월 수익률은 펀드별로 0.74∼15.76%를 보였지만 1개월 수익률은 ―6.23∼2.91%를 나타냈다.

○ “상투 잡는 것 아닌지 경계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브라질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국가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데다 국가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데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최근 브라질 러시아의 증시가 하락한 것은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피로가 누적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나라 역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연구원은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으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가 침체되면 이들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 러시아 중동 국가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브라질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펀드에 자금을 모두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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