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중소기업 50여 곳과 유럽 바이어들과의 수출 상담 행사인 ‘코리아 테크 프리뷰 2008’이 11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쿠라호텔에서 개막됐다. KOTRA와 경기도,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12일까지 열린다. 국내 기업들은 초고유가 시대를 겨냥한 에너지 절감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상품 등을 전시해 유럽 20개국 226개사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날 오전 9시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전력 제어장치 제조업체인 ‘잉카솔루션’ 상담 부스는 바이어들로 붐볐다. 이 회사는 제품을 쓰지 않으면 저절로 전원이 차단되고, 온실가스 절감량과 전력 소모량이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멀티탭(플러그 여러 개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을 선보였다.
이정수 잉카솔루션 사장은 “선진국들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 감축해야 하고, 고유가로 에너지 절약이 중요한 과제가 된 만큼 유럽시장을 제대로 개척해보겠다”고 말했다.
절전형 조명업체인 ‘에코스라이팅’도 당초 예정했던 18개사보다 많은 30여 개사 바이어들과 상담을 벌였다.
이 회사는 환해지면 꺼졌다가 어두워지면 저절로 켜지는 조명제품을 내놓았다. 1년간 절감되는 전기료로 제품 값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불가리아 3위 가전 유통업체인 ‘덴시’의 마린 즈구레프 사장은 무선 연결해 MP3 음악을 듣는 헤드폰, 디지털 액자, 터치스크린 등 상담 부스에서 얻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 소개 책자 5, 6개를 보여주며 모두 “독창적”이라고 감탄했다.
즈구레프 사장은 “한국 중소기업들은 기발하고 예쁜 상품을 만들어낸다”며 “덴시는 한국 가전제품 구매액을 지난해 4000만 달러에서 올해 4500만 달러 선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유층이나 마니아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중소기업도 있었다.
초고화질(Full HD)TV 제조업체인 ‘에소니’는 TV 테두리를 대리석과 원목 등 100여 가지 재질로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47인치 HDTV 가격을 국내 대기업의 같은 크기 제품(1900달러대)보다 비싼 2495달러로 책정했다.
네덜란드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아스비스그룹의 히르트 판 다이크 부사장은 “그룹 내 프리미엄 브랜드인 ‘프레스티지오’는 한국 제품 수입액을 전년보다 20% 늘릴 것”이라며 “한국 제품은 디자인과 금형(金型) 기술이 훌륭해 고급 제품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한국은 ‘IT 강국’이라는 명성답게 강소기업이 많은 것 같다”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 제품은 유럽에서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암스테르담=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