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2001년부터 개발에 나선 '살아있는 자동차'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BMW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컨셉트카 '지나'를 공개하고 "10년 후의 소비자들이 이와 같은 차를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BMW에 따르면 '지나'는 '형상과 기능'을 뜻하는 'Geometry and Function in 'N' Adaptions'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명칭.
수 십 개의 철 조각으로 이뤄진 기존 차량과 달리 '지나'의 외관은 반투명의 천 4장으로 만들어졌다.
이 천의 재질은 폴리우레탄이 씌워진 '스판덱스'. 자유롭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성질이 있어 차량의 움직임이나 기능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양이 변한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트렁크 부분이 부풀어 올라 '리어 스포일러' 역할을 하며, 밤이 되면 마치 동물이나 사람이 감았던 눈을 뜨듯이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틈이 벌어지며 헤드램프가 나타난다.
문을 열면 '문짝'이 열리는 게 아니라 관절이 없어 보이는 문짝 이음새가 접힘과 동시에 이음새 없는 문짝에 주름이 잡히면서 나비 날개 모양으로 틈이 크게 벌어진다.
피부와 같은 천 밑으로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수십 개의 모터가 숨겨져 있다. '뼈'와 '근육'처럼 알루미늄과 모터는 문을 여닫거나 헤드램프 틈을 벌리기도 하고 고속 주행 시에는 차체 아래쪽 부분의 부피를 늘려 공기 저항을 덜 받게도 한다.
'지나'의 외관은 천으로 이뤄져 있지만 차체 강도와 안전도는 기존 차량과 차이가 없다. BMW Z8 플랫폼에 4.4L, 8기통 엔진과 6단 변속기를 장착한 이 차량은 당장이라도 주행이 가능한 '완성품'
BMW 측은 "지금 당장은 소비자용의 천으로 만든 자동차를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자유자제로 변신하며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 우려도 훨씬 적은 지니와 같은 차량이 고급차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