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대표적 가전 브랜드 간에 수년째 계속돼 온 ‘특허 자존심’ 대결에서 한국 기업이 기선을 제압했다.
LG전자는 15일 “세계 가전 1위인 미국 월풀이 1월 ‘LG전자의 냉장고가 월풀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 등으로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5건의 특허 침해 소송 중 2건을 최근 취하했고, 이에 따라 ITC는 관련 2건에 대한 조사 중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월풀은 또 LG전자를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 주(州) 지방법원에 제소한 다른 특허 침해 소송 7건 중 1건도 최근 자진 취하했다고 LG전자 측은 덧붙였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월풀이 이런 조치를 취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으나 LG전자가 맞소송을 내며 적극 대응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LG전자가 월풀의 안방 격인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드럼세탁기와 3도어 냉장고 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자 월풀은 2004년경부터 특허소송을 제기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고 LG전자는 이에 강하게 맞서 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