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마주보기]워런 버핏이 ‘인덱스 펀드’를 추천…

  • 입력 2008년 6월 18일 02시 57분


《지난달 워런 버핏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미국 주식을 사도 좋을 때가 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보다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인덱스펀드’를 적립식으로 매달 투자하면 웬만한 주식형 펀드보다는 훨씬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충고도 곁들였다. 》

미국적 상황에서 본다면 버핏의 말은 백 번 지당하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주식형 펀드 중 인덱스펀드를 이긴 펀드의 비율은 채 20%가 되지 않았다. 주식형 펀드의 운용보수가 인덱스펀드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긴 하지만 비싼 수수료에 비해 제 몫을 못하는 펀드매니저가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인덱스펀드가 탄생한 배경도 바로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인덱스펀드의 실력은 특히 시장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환매에 대비해 항상 현금을 일정부분 보유해야 하는 주식형 펀드는 현금 보유분만큼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수익률을 까먹는 종목들이 포트폴리오에 늘 끼어 있기 때문에 시장을 매번 이기기가 힘들다.

이에 반해 고임금을 받는 펀드매니저 대신 컴퓨터가 운용하는 인덱스펀드는 보수도 낮게 책정할 수 있어 이래저래 경쟁력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요즘 한국에서도 인덱스펀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6월 현재 7조 원 규모의 인덱스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인덱스펀드의 주종은 정통적인 단순한 인덱스펀드가 아닌 이른바 ‘액티브 인덱스펀드’다. 그냥 주가지수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물, 현물을 이용해 추가 수익을 겨냥한다. 결과적으로 주가지수가 오른 것보다 연 1∼2% 정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6월 10일을 기준으로 해 지난 5년간 기록을 보면 인덱스펀드는 평균적으로 184%의 수익을 냈다. 벤치마크인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60%보다 24%포인트나 좋은 성적을 낸 것. 이 기간 중 일반 주식형 펀드는 평균 212%의 수익률을 냈다. 인덱스펀드보다 28%포인트 높은 수익률이다.

이 결과만 보면 지금까지는 인덱스펀드의 판정패다. 하지만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적 평가를 내리기엔 5년은 짧은 기간이다. 미국처럼 최소 10년 이상을 비교해야 설득력 있는 통계치가 나온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펀드의 홍수 속에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인덱스펀드가 좋은 투자 대안 중 하나라는 점이다.

이상진 신영투자신탁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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