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로 물가잡기, 전세계 이의없음?

  • 입력 2008년 6월 18일 02시 57분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제8회 2008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에 참가한 각국 장관들이 환영만찬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에서 여덟 번째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연합뉴스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제8회 2008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에 참가한 각국 장관들이 환영만찬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에서 여덟 번째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연합뉴스
EU, 1년간 동결한 금리 내달께 올릴듯

美도 엇갈리는 전망속 인상 가능성 주목

《‘이제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경기침체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다.’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등 세계 각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금융경색과 경기침체가 세계 경제의 화두였지만 이제 물가에 대한 우려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 전세계 ‘글로벌 인플레이션’ 깊은 고민

지난해 8월 본격화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은 올해 초까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요즘 정책 당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국제유가 폭등과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확산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지난 주말 일본 오사카(大阪)에 모인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들은 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원유와 식료품 등 원자재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르며 국제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제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원유, 곡물 가격 급등에 각국이 공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로 미국 EU 아시아 등의 물가상승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로권의 5월 물가상승률은 3.7%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달보다 0.6% 올랐다. 6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아시아의 물가상승률은 더 높은 상황이다.

○ 미국 EU 등 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

이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미국 EU 등이 조만간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6월 이후 금리를 동결해온 EU는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했다.

관심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심리를 강력히 차단하겠다”며 잇달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FRB가 실제로 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FRB가 침체된 주택시장과 노동시장, 금융시장에 대한 고민 때문에 24, 2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의 시장 참여자들은 FRB가 이르면 8월경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는 벌써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G8 재무장관들의 ‘강(强)달러’ 지지 발언이 나오면서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 2.5% 급등했다. 3월 18일 달러당 97.36엔으로 연중 최저치를 보인 엔-달러 환율도 17일 108.14엔까지 상승(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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