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연료비 부담을 덜 받는 중상류층을 잡아야 고유가(高油價)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 자동차회사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고유가로 대형 세단 시장의 판매는 얼어붙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승용차 판매량은 올해 3월 8424대였으나 4월에는 약 10% 줄어든 7655대였다. 또 5월에는 전달보다 15%나 감소한 6547대가 팔렸다.
이러한 대형 세단 시장 냉각 속에 폭스바겐코리아는 패션 브랜드 ‘페라가모’와의 공동 마케팅으로 고객의 구매욕에 불을 붙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달 한 달간 대형 세단 ‘페이톤’ 고객이 지인에게 추천해 판매가 이뤄지면 100만 원 상당의 페라가모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페이톤 고객은 주변 사람에게 페이톤을 추천해 판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입소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젤엔진을 단 페이톤 V6 3.0 TDI는 지난해 국내에서 703대가 팔려 디젤엔진 최고급 대형 세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국산 대형 세단 가운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감성품질 비교체험’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출력보다는 디자인과 오디오 성능 등 감성적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디자인, 오디오 관련 업계 관계자, 교수 등을 초청해 수입차와 직접 비교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국산 최고가 승용차인 ‘체어맨 W’를 판매하는 쌍용자동차는 고객에게 내비게이션 무료 업그레이드 기회를 주기로 했다.
볼보코리아도 이달 스포츠 세단 ‘S60’, 프리미엄 세단 ‘S8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을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내비게이션을 달아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프리미엄’을 더욱 강조해 중상류층 고객을 사로잡는다. 대형 세단과 함께 SUV가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자 ‘M클래스 에디션10’ 한정판매를 묘안으로 들고 나왔다.
벤츠코리아는 럭셔리 SUV인 M클래스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에디션10’을 국내에서 100대로 한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주년의 의미를 담은 에디션10은 지금이 아니면 구매하기 힘든 특별한 모델로 우수한 연료소비효율 덕에 고유가 상황에서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