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펀드’ 대기업 지분 첫 확보

  • 입력 2008년 6월 18일 02시 57분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 주식 5% 매입

증권업계, 투자 대상 확대 신호탄 분석

‘장하성 펀드’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현대H&S의 지분을 매입했다. 이 펀드가 대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LKCG펀드)는 특별관계자 3명과 함께 현대H&S주식 28만3441주(5.00%)를 보유하고 있다고 17일 공시했다.

이들은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특별관계자 중에서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 캘퍼스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도 포함됐다.

장하성(LKCG펀드 고문)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현대H&S를 좋은 기업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지분을 매입했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지금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에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기업의 지분을 계속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H&S는 2002년 11월 현대백화점에서 인적분할돼 비백화점부문 유통을 맡고 있는 사업지주회사다.

최대주주는 정몽근(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3남)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으로, 지분 21.3%를 갖고 있다.

현대H&S는 현대백화점의 지분 12.4%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호텔현대, 현대드림투어, 호텔현대경포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현대H&S는 지난해 매출액 4602억 원에 영업이익 199억 원을 올렸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시가로 2105억 원으로 추정되는 데다 현금도 3000억 원가량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LKCG펀드가 현대H&S의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투자 대상을 대기업으로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LKCG펀드는 그동안 크라운제과, 대한화섬, 화성산업, 동원개발, 벽산건설, 에스에프에이 등 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에 투자했다.

이날 현대H&S 주가는 전날보다 600원(0.75%) 오른 8만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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