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술품 경매에 ‘노풍(老風)’이 분다.

  • 입력 2008년 6월 18일 11시 59분


원로화가 신종섭 화백의 '산의소리-가을정경'*8F(45.5cm x 38cm) Oil on canvas 2008
원로화가 신종섭 화백의 '산의소리-가을정경'*8F(45.5cm x 38cm) Oil on canvas 2008
대한민국 미술계에 ‘노풍(老風)’ 강하게 불고 있다.

김종하, 김윤식, 김일랑, 김재형, 박남, 박영동, 신종섭, 안영목, 안호범, 양계탁, 오승우, 우희춘 화백 등 70∼90대 원로화가들의 작품에 뒤늦게 눈독을 들이는 미술품 애호가들이 최근 들어 급증하면서 원로작가들의 작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 동안 원로작가들은 한 동안 국내 미술품 시장에서 한 걸음 비껴나 있었다. 화랑과의 전속계약을 맺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다보니 화랑이나 오프라인 경매에서 작품들을 만나보기가 싶지 않았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걸출한 화력(畵力)을 지니고도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않았던 원로화가들이 2007년 초부터 인터넷 미술품 경매사이트를 통해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이렇게 각광받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들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 분위기는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지난해 국내 인터넷 미술품 경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포털아트(www.porart.com)를 통해 집중 조명돼 국내 미술사에서 당연히 차지했어야 할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80대 한봉호, 이한우, 추연근, 90대 김종하 화백 등 원로대가들이 그 좋은 예다.

원로화가 작품의 인기는 작품의 독창성, 예술성, 희소성 등이 복합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고령이나 건강 탓에 창작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희소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작품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는 유명화가의 유작(遺作)과 달리 아직 생존해 있는 원로화가들로부터 진품 확인을 받을 수 있어 위작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뿐 아니라 이렇게 진품 확인을 받아 두면 훗날 작가들이 타계한 뒤 재판매를 할 때에도 재 감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작품을 사 모으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들의 작품은 경매에 올라오기 무섭게 경매 최고가인 ‘즉시 구매가’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미술품 애호가들 간의 낙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작품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김종하 화백의 1980년 작 ‘여인의 뒷모습(30호 유화)’은 올 1월 인터넷 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7100만원에 포털아트에서 판매되었으며. 미술계의 불황이라는 요즘도 원로화가 작품의 인기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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