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교섭결렬을 선언하지 않은 이유는 민주노총의 '쇠고기 파업' 찬반투표가 조합원 과반의 반대로 사실상 부결됐고, 많은 조합원이 파업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는 26, 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는 등 쟁의돌입에 필요한 수순을 밟기로 했다. 20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할 계획.
금속노조 오상룡 부위원장과 현대차 노조 윤해모 지부장은 18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윤여철 사장과 제8차 교섭을 시작하려고 했다.
회사가 금속노조 요구안을 인정하지 않으면 현대차 노조는 교섭이 결렬됐다고 선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교섭에 앞서 임원 회의를 열고 교섭에 참석하지 않되 결렬을 선언하지는 않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 장규호 공보부장은 "금속노조도 17일 결렬을 선언하려다 계속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해 현대차 지부가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다음 교섭은 25일 경 열린다.
사측은 그동안 "금속노조 요구안 가운데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은 단위 사업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안건이니 개별 사업장에서 논의될 수 있는 안건만 논의하자"고 주장해 왔다.
현대차 지부는 쟁위행위가 가결되면 조정기간(휴일 포함 10일)이 끝나는 다음달 1일부터 파업 등 쟁위행위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음달 2일의 민주노총 총파업에 합법적 참여가 가능하다.
한편 현대차 최재국 사장 등 임원 80명은 20일까지 울산공장 현장을 찾아다니며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 폭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설명하며 파업을 자제하도록 호소하기로 했다.
기아차도 조남홍 사장을 비롯한 임원 60여 명이 18일 경기와 광주 지역 공장을 방문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에 차질을 빚는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을 격려했다.
<19951067|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20001023|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