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정 자동화… 선진국 품질관리 기준 맞춰
25일 충남 당진군 송악면 ㈜중외의 수액제(링거액) 생산공장. 중외는 중외제약을 주력 계열사로 하는 중외홀딩스의 자회사로 수액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이 공장 2층의 수액 용수 제조실에서는 저장 탱크에서 나온 물이 배관을 돌며 수액제 용액을 만들고 있었다. 배관을 흐르는 물은 섭씨 80도 이상을 유지해 오염을 막았고 제조실은 미세먼지 농도가 극히 낮은 청정 상태였다.
중외가 1400여억 원을 들여 이 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 것은 2006년 5월. 기존 수액 공장은 위생 여건이 좋지 않았고 물 사용량도 많았다. 또 국내 수액 생산량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제 수준의 생산시설과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첨단 시설이 필요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등 제약 선진국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에 부합하는 시설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출 자체가 힘들게 된다. 한국도 올해 1월 국제 수준에 맞춰 GMP가 개정됐다.
○ 깨끗하고 자동화된 생산 환경
수액 원료는 운송 벨트로 저장창고에서 생산 공장으로 옮겨지고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은 저장창고로 다시 이동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의약품 제조에 쓰이는 각종 원료가 외부에서 들여올 때 이물질이 유입되는지를 꼼꼼히 감시한다고 한다. 당진공장도 이물질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깨끗한 생산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공장의 생산부 서명준(42) 부장은 “창고에서 운송 벨트를 거쳐 생산 공장으로 들어갈 때 두 개의 문이 있는데 한쪽 문이 열리면 다른 문은 닫히는 인터록(Interlock)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 벨트 공기 압력이 바깥보다 높아 이물질이 쉽게 들어오기 힘들다는 것이 서 부장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원료를 운반했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중외 당진공장은 이처럼 모든 공정을 자동화하면서 공정에서 발생하는 인위적 오류를 최소화했다. 자동화시스템 덕분에 공장의 생산 인원도 종전의 3분의 1 수준인 90여 명으로 줄었다.
○ 다각화된 해외 사업 모델
수액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 중외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현재 다양한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외 제약사의 수액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하고 2009년부터 중국 등에 고부가가치 수액을 수출하기로 한 것도 해외 사업 모델 중 하나다.
수액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수액은 국가에서 ‘퇴장 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해 거의 이윤이 남지 않는다. 회사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거나 생산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외로서는 수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부피가 커서 물류비 부담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외는 생산 공정과 시스템 전체를 수출하는 ‘플랜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의 기업들과 4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종훈 중외 해외영업부장은 “수액은 환자의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늘어나는 수요를 자체 생산량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신흥국가의 제약사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당진=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