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들여올 고기는 내달말께 시중 유통될듯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제품 수입위생조건이 26일 관보(官報)에 게재돼 정식 발효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이 재개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새 수입위생조건 고시(告示)가 발효된 이날 6건의 미국산 쇠고기 물량에 대해 현물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검역 중인 쇠고기는 지난해 10월 등뼈가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기 이전에 검역을 신청한 물량이다.
김창섭 농식품부 동물방역팀장은 “검역이 재개된 6건 가운데 5건은 이미 지난해 10월 검역이 중단되기 전에 검역 절차를 마친 상태여서 다음 주 월요일경 검역증을 받고 통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날 고시 발효 후 검역을 신청한 회사는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검역 대기 중인 물량은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 이후 경기 지역 및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 등에서 발이 묶인 미국산 소 살코기 5300t이다. 검역 후 업체에 다시 물량이 건네지기까지 보통 3, 4일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물량은 다음 주 중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검역 대기 물량 5300t 가운데 4000t은 냉동육, 나머지 1300t은 냉장육으로 수입돼 검역이 중단되는 바람에 냉동 상태로 보관된 동결육이다.
냉동육의 유통기한은 2년, 동결육은 1년이다. 동결육의 경우 유통기한이 2, 3개월 밖에 남지 않아 원가보다 20% 싼 가격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일반 가정 식탁에 오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대형마트와 외식업체들이 일부 반대 여론 때문에 판매를 꺼리고 있어 주로 중간 도매업자와 중소 식당을 중심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수입될 30개월 미만 쇠고기는 한미 추가협상 결과에 따른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 준비기간 등을 거쳐 다음달 말께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수입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되려면 최소 5, 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창규 에이미트 대표는 “대형마트나 외식업체 판로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일단 들여오면 팔릴 것”이라며 “여론 추이를 봐가면서 월 100t 규모로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