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강남구에서 133∼165m²(40평형대) 아파트만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 전체에서도 이런 크기의 아파트 값이 주로 하락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29일 올 상반기(1∼6월) 서울 강남구의 133∼165m² 아파트 값은 평균 0.42%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강남구에서는 66m²(20평) 이하가 9.36% 올랐고, 67∼99m²(20평형대)도 1.47% 상승했다. 또 100∼132m²(30평형대) 0.56%, 166∼198m²(50평형대) 0.28%, 199m²(60평) 이상 0.96%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권 전체에서도 올 상반기 133∼165m²가 평균 1.52% 하락해 다른 면적에 비해 하락 폭이 컸다. 작거나 큰 면적의 아파트는 가격이 오른 반면 중형 아파트만 약세를 보인 셈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연구소장은 “2002년 이후 강남권에서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133∼165m²를 산 사람이 적지 않다”며 “이들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졌고,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아파트를 소유한 강남 부유층은 세금이나 이자 등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드물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최근 수요가 늘고 있으며 대출을 통해 내 집을 장만했더라도 금융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이영진 소장은 “강남권에서 이자와 세금 부담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상은 중형 아파트 소유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1월 입주한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9m²는 올해 1월 22억2500만 원이었으나 최근 7500만 원 떨어진 21억5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개포동 개포자이 159m²도 최근 6개월 새 6000만 원 떨어져 15억1500만 원에 거래된다.
강남구에서 대형 아파트는 매물이 드물고 가격이 오른 곳도 많았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98m²는 올해 1월 30억 원에서 최근 31억 원으로 올랐고, 도곡동 도곡렉슬 225m²도 6개월 새 4750만 원 남짓 오른 37억475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대형 아파트 보유자들은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나 종부세 완화를 기대하면서 집을 계속 보유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