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려면 축구 경기의 미드필더에 해당하는 중견기업이 늘도록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황인학 경제본부장은 29일 ‘기업규모 분포로 본 한국기업 생태계의 취약점’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가 국내 생산 및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수출의 선(善)순환구조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기업 분포의 불균형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생태계는 규모로 볼 때 소기업이 지나치게 많은 소과(小過), 중간 규모 기업은 부족한 중약(中弱), 대기업은 적은 대희(大稀)의 첨탑형 구조다.
이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도 부품소재 산업이 취약해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좋은 일자리도 크게 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6년 주요국 상장기업 매출액 기준에 따른 기업군 구성비를 비교하면 한국은 매출액 상위 50%에 속하는 기업 비중이 30.7%에 불과해 48% 이상인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소규모 기업이 많았다.
황 본부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해 한국의 기업군 구성을 허리가 두꺼운 종(鐘)형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