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적어질라”…상반기 명예퇴직 공무원 증가

  • 입력 2008년 6월 30일 18시 35분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정원 감축과 공무원연금법 개정 논의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1∼6월) 중 각 정부부처에서 명예퇴직한 공무원들의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상반기에 명예퇴직을 한 공무원은 총 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건설교통부에서 명예 퇴직한 27명의 2.8배 수준이었다고 30일 밝혔다.

국토부 명예퇴직자를 직급별로 보면 고위공무원 6명, 3급 2명, 4급 14명, 5급 10명, 6급 이하 43명 등이었다. 현재의 국토부가 옛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의 해양정책 기능이 합해져 출범한 통합부처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반기 명예퇴직자 수는 크게 늘어난 것이라는 게 국토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토부에서 명예퇴직한 공무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50대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부처 통합으로 보직이 부족해지자 '연장자 우선 명예퇴직'이라는 암묵적 기준에 따라 옷을 벗었고, 상당수 고위공무원 명예퇴직자는 후배들 인사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명예 퇴직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서도 명예퇴직자가 급증했다. 3~6월 중 우정사업본부의 명예퇴직자는 2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9명)의 1.8배 수준이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도 상반기 중 명예퇴직자는 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5명)의 1.8배였다. 9명 중 4명은 고위공무원이었고, 나머지 5명은 3~6급이었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상반기에 지난해(20명)의 1.3배 수준인 26명이 명예퇴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6급 이하 공무원의 명예퇴직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 정보통신부 일부가 합쳐진 행정안전부에서는 상반기에 15명이 명예퇴직했다. 지난해 상반기 행자부에서 6명이 명예퇴직한 것이 부처 통합 전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올 상반기 명예퇴직자 수는 꽤 많은 수준이라는 게 게 행안부 내부의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자리가 줄어든 데다 앞으로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돼 은퇴 후 받는 연금 수령액이 지금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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