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11개 생필품 조사
업체 “유통현실 외국과 달라”
올해 초부터 국내 로펌에서 미국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송모(36) 씨는 귀국할 때 미국 현지에서 산 아우디A6 차량을 선박을 이용해 들여왔다. 송 씨는 “배로 수송하는 기간이나 세금 문제를 감안해도 한국에서 똑같은 차량을 구입하려면 미국보다 20∼30% 비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세탁용 세제, 비타민, 휘발유 등이 선진국보다 최고 2배가량 비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과 선진 7개국(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아시아 주요 국가(대만 싱가포르 중국 홍콩)를 대상으로 수입차와 휘발유, 경유, 밀가루, 세탁세제, 수입 비타민 등 11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조사 기간(5월 13일∼6월 9일) 동안 평균 환율을 달러당 1037원으로 정해 가격을 비교했다.
주요 생필품 가운데 하나인 세탁용 세제(3.5kg 제품)의 경우 1만2810원으로 프랑스 독일 미국에 이어 조사 대상국 중 네 번째로 비쌌다. 일본(1만1410원), 싱가포르(6320원), 대만(4410원) 등 아시아 주요 국가보다 높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가격도 조사 대상 11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비쌌다. 한 수입자동차의 경우 미국에서는 5676만 원에 판매되지만 국내에서는 이보다 61.2% 높은 9150만 원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밀가루나 설탕, 식용유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기초식료품의 경우 조사 대상 국가와 가격 차가 10% 내외였다.
하지만 각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지수(PPP) 기준 환율(달러당 749원)로 비교할 때 국내 밀가루 가격은 선진국보다 53.0%, 설탕은 21.6%, 식용유는 42.5% 비싸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가격 차는 환율 외에도 수입업체의 과다한 유통마진, 독과점구조, 세금제도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생활용품 회사 관계자는 “대형마트 끼워 팔기나 연중 진행되는 할인행사와 같은 국내 유통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가격 조사 결과”라며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LPG값 또 인상▼
액화석유가스(LPG) 공급 가격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인상됐다.
1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LPG를 수입하는 E1은 2일부터 LPG 가운데 프로판가스를 kg당 62원 오른 1313원, 부탄가스는 69.2원 인상한 1685.2원에 충전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L로 환산한 부탄가스 가격은 984.2원이며 인상 폭은 40.5원이다.
SK가스도 프로판가스의 충전소 공급가격을 62원 오른 1315원, 부탄가스는 74원 인상한 1685원으로 결정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