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회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약 40명의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삼성 사장단협의회를 주재하면서 “현재 삼성은 이끌어 줄 선장도 방향타도 없이 각 회사가 독립적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처한 위기상황을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한 ‘리더십의 위기’ △10년, 20년 후에 무엇으로 먹고살지 하는 ‘미래 먹을거리의 위기’ △특별검사 수사로 인한 그룹의 대내외 이미지 훼손 및 그에 따른 ‘삼성 브랜드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이 회장은 “과거의 위기는 이건희 전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전략기획실의 가이드로 그룹 전체가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사장단이 새로운 각오와 책임감으로 한층 더 노력해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일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출범 이후 이날 처음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는 협의회 운영방식과 관련해 종전 사장단회의와 마찬가지로 매주 수요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격주로 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복합적 위기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장단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숙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