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부 진보단체의 반대로 한때 판매를 중단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마찰도 이어지고 있다.
육류 수입회사인 에이미트는 2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직영 정육점에 미국산 쇠고기 알등심과 꽃살 등의 부위를 내놨다. 이 쇠고기는 지난해 10월 검역을 중단하기 전에 수입해 냉동 창고에 보관하던 물량이다. 이날 오후까지 택배 주문을 포함해 800여 kg이 다 팔리자 이 정육점은 다음 날 팔 물량 500여 kg을 추가로 가져오기도 했다. 구이용 알등심은 100g당 2300원, 꽃살은 100g당 2800원에 판매됐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사는 주부 조모(55) 씨는 “예전에 미국에서 쇠고기를 먹어봤을 때 연하고 맛있어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이 정육점에서 2kg 정도를 샀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왔다는 조모(50) 씨는 “가족이 고기를 좋아하는데 서민들은 비싼 한우를 실컷 먹을 수 없어서 미국산 쇠고기를 샀다”고 말했다.
박창규 에이미트 대표는 “가정주부 등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많이 팔았다”며 “음식점 등에서 가격과 구입 시기 등을 묻는 전화도 많이 걸려 왔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수입육협회는 지난해 10월 이전 국내에 들어와 검역을 받지 못해 발이 묶여 있는 5300t의 미국산 냉동 쇠고기를 검역이 되는 대로 30% 할인해 파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수입육협회 임시 회장이기도 한 박 대표는 “12일까지 회원사 의견을 모아 15∼30일 할인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한때 에이미트 시흥동 직영 정육점에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일부 단체의 항의로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른바 ‘광우병감시단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정육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큰데도 정부는 최소한의 안전과 검증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고 수입업자와 상인들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허용했다”며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정육점에는 이들의 항의와 함께 “사무실을 폭파하겠다”는 등의 협박전화 10여 통이 걸려와 2시간가량 영업이 중단됐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