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노린 中무역사기단 “조심”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유령 수출계약 미끼로 접대비 강요-금품 갈취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제조업체인 A사의 K 사장은 최근 중국 업체로부터 70만 달러(약 7억2800만 원)짜리 계약을 체결하자는 연락을 받고 중국을 찾았다.

이 업체는 항공비를 제외한 출장비를 모두 대겠다고 했지만 K 사장이 도착하자 ‘나 몰라라’ 식으로 태도가 돌변했다. 중국 업체는 오히려 고위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해야 한다며 K 사장에게 돈을 요구했다.

중국 업체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판단한 K 사장이 영업허가증을 제시하라고 하자 이 업체는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렸다.

이처럼 중국에서 한국 기업을 노린 ‘무역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KOTRA는 3일 중국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등에서 한국 기업들이 사기를 당한 사례가 늘고 있어 무역 거래를 할 때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이들 유령업체는 대형 수입계약 체결을 미끼로 한국기업 관계자들을 중국에 오게 한 뒤 접대비와 선물비 등 각종 비용 지불을 강요하고, 수입관세 일부를 떠넘기는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하기도 한다.

유압실린더 전문업체인 B사 관계자도 중국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의 한 업체가 제품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해서 중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는 B사 관계자를 고급 식당으로 데려가 접대비를 뒤집어씌우더니 값비싼 선물을 달라고 요구하고, 계약서 공증이 필요하다며 수수료까지 받아 챙겼다. 이후 B사 관계자가 한국에 도착하자 중국 업체는 연락을 끊어버렸다.

박한진 KOTRA 중국팀 차장은 “경제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무역 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KOTRA를 통해 실체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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