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주식’ 떡잎부터 꼼꼼히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中 유령벤처 사기로 본 비상장 주식 투자법

《‘용단생물(龍丹生物)에 다걸기(올인)한 투자자입니다. 막막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코스닥 상장 예정이라는 말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중국 기업 ‘용단생물’이 유령회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비상장기업 주식거래 중개업체 C사 홈페이지에는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C사 대표 김모(38) 씨를 사기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비상장주식이란 코스피, 코스닥시장을 비롯해 증권업협회가 개설한 장외시장인 ‘프리보드’에도 등록되지 않은 장외주식을 말한다.

상장주식과 달리 시장 가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입자 간 협의로 직접 거래가 이뤄진다. 주식이나 돈을 넘겨받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생기기 때문에 보통 수수료를 지불하고 거래 중개업체에 맡긴다.

○ ‘흙 속의 진주 찾기’, 비상장주식 투자

비상장주식 투자는 상장 전에 저가(低價)로 주식을 매입한 뒤 상장 뒤 주식을 매도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떤 주식이 상장될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 도박의 특성상 ‘대박’을 터뜨리는 사람보다 ‘쪽박’을 차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일 9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1년 전 7000∼8000원에, 2006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크레듀(3일 종가 6만1100원)는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 1만2000원에 거래됐었다.

일부 우량주는 이처럼 대박을 터뜨렸지만 아예 상장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리는 비상장주식이 부지기수다.

1999년 벤처 열풍이 불면서 비상장주식에만 투자하는 이른바 ‘프리코스닥’이 인기를 끌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엔 너나없이 프리코스닥에 매달렸지만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면서 거액을 챙긴 사람보다 돈을 잃은 사람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정보가 제한적인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는 해당 기업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아예 투자를 피하라는 전문가가 압도적으로 많다.

리딩투자증권 해외정보팀 홍경모 팀장은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공식적으로 중국, 베트남의 비상장주식을 중개하는 곳은 없다”며 “해외 비상장 회사일수록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상장 여부를 전망하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 받지 않아

비상장주식은 공식 가격 없이 파는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비싸게 사서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비상장주식 정보사이트 제이스톡의 강민주 대표는 “각종 사이트에 나와 있는 가격은 실제 시세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러 사이트, 거래 중개업체에서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상장주식 거래는 증권사를 통하지 않는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비상장주식의 경우 정보가 제한적이고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라면 기업 정보가 공개된 우량주 중심으로 장기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비상장주식 정보사이트 프리스닥의 정인식 대표는 “단기적 고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 우량주에 투자해야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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