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2조 원 규모의 ‘글로벌 인프라펀드’를 만들어 해외건설사업 수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1, 2차 오일쇼크 때처럼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를 늘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해외건설 지원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조성한 펀드로 내년부터 국내 기업이 석유 등 원자재가 풍부한 국가에서 자원개발과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묶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펀드 조성방식, 투자대상 선정기준 등은 하반기 중 결정할 것”이라며 “자금 조달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동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중동, 중남미 등에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파견하고 고위급 외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에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건설 관련 공기업의 해외 진출 범위도 확대된다.
정부는 최근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된 반면 중동 러시아 등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개발붐이 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실적도 2004년 95억 달러(약 9조9750억 원)에서 지난해 398억 달러(41조 7900억 원)로 급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1∼1984년 한국은 중동특수를 맞아 원유수입대금의 36%를 해외건설 사업으로 벌어들이며 고유가의 충격을 극복했다”며 “올해 해외 실적 예상치는 500억 달러(52조5000억 원)로 올해 원유 수입금액 추정치의 약 1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중 규정을 고쳐 중소기업에 제한됐던 병력특례 산업기능요원 채용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해외건설현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달 중 산학 합동으로 700명 규모의 해외건설 전문 인력 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내년부터 2000명으로 늘린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