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세트에는 ‘마음만 받고 선물은 되돌려 드립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A사는 택배를 받자마자 포스코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선물이 약소해서 불쾌했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오해다. 마음만으로도 고맙다”였다.
포스코는 2003년 8월부터 임직원들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 외부 인사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받은 선물도 회사에 설치된 ‘선물반송센터’를 통해 돌려주고 있다. 국내 철강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포스코가 협력사나 고객사와 거래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부정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은 이구택 포스코 회장의 ‘윤리 경영 철학’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회장은 평소 기업이 영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윤리성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력이나 원가절감 능력 못지않게 윤리성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포스코가 2003년 6월 ‘윤리 규범’을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기업윤리상담센터’와 ‘선물반송센터’를 설치하고, ‘비윤리행위 신고보상제도’를 잇달아 시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덕분에 포스코는 2007년 7월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아시아 기업’, 경제 전문 잡지인 ‘포천’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으로 뽑혔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