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LG그룹 자회사인 LG솔라에너지의 태양광발전소.
발전소에 도착하니 30만 m² 용지에 거대한 유리판 물결이 펼쳐졌다. 유리판은 태양전지들이다. 태양광발전은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발전소는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14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전력은 한국전력에 판매돼 연 133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초고유가 시대가 되면서 LG솔라에너지가 지난달 26일 태안 태양광발전소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안성덕 LG솔라에너지 대표는 “LG솔라에너지는 발전소 완공을 계기로 계열사들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신재생에너지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4일 발전소에서는 잔디 심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잔디는 표면온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햇볕이 뜨겁다고 태양광발전이 잘되는 건 아닙니다. 에너지 손실분을 줄이기 위해 적정 온도를 섭씨 25도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안 대표)
하지만 에너지 손실분을 줄이더라도 이 발전소에서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태양전지는 100개 중 16, 17개에 그친다. 스페인(약 30개)의 절반을 웃도는 선이다.
그런데도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는 것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서 신(新)재생에너지 개발이 절박한 데다 태양광발전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3.5%씩 성장했다. 2011년까지 연 5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그룹은 이에 발맞춰 LG전자, LG화학 등 계열사별로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역할을 분담해 일본이 선점한 태양광발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태양전지는 반도체기술을 응용할 수 있어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계열사별로 △LG화학은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연구개발(R&D) △실트론은 태양전지용 웨이퍼 제작 △LG전자는 웨이퍼를 가공해 태양전지용 셀과 모듈 제작 △LG CNS와 서브원은 태양광발전소 구축 △LG솔라에너지는 태양광발전소 운영을 맡는다.
LG솔라에너지는 태양광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발전 능력을 100MW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과제도 적지 않다.
태양전지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10배 가까이로 폭등해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박성준 LG CNS 미래전략사업부문장은 “폴리실리콘 등 핵심부품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기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10월부터 건설되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줄어든 것이 태양광발전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솔라에너지 측은 “지원금 삭감으로 수익성이 맞지 않아 태양광발전소 추가 건설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며 “태양광발전 산업이 무르익기까지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태안=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