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은 1500, 고점은 2150”

  • 입력 2008년 7월 8일 02시 57분


“고유가-경기둔화 악재 언제든 추가하락 가능

경기방어 실적주 관심 이르면 3분기말 반등”

7일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세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장중 1,560까지 밀리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579.72로 마감돼 증시 최고점(2,064.85)에 비해 무려 23.49%가 빠졌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는 여전히 비관론과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올해 증시가 약세에 빠질 것을 정확히 예견했던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과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아직 바닥을 친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고유가와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내리막으로 접어든 만큼 언제든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상승폭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증시가 추가 충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고유가 등 글로벌 악재들이 차츰 수그러들면서 경제 상황을 먼저 반영하는 증시가 반등해 올해 코스피지수는 2,000 선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비관론과 낙관론의 차이는 세계경제를 덮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먹구름이 언제 걷힐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다른 데서 온다.

○ “주가, 올해 많이 못 오를 것”

이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 최저점을 1,500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기 둔화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경제의 기초체력이 망가지고 있어 증시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도 올해 2분기(4∼6월) 기업이익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보며 코스피지수 최저점을 1,540으로 잡았다. 김 센터장은 “2분기 기업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 전망에는 유가 등 여러 변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2분기 기업이익 상승률은 10% 안팎이 되거나 이보다 더 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 반등 시기로 이 센터장은 올해 4분기(10∼12월)를 꼽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주가 상승을 이끌 동력이 적어 주가가 오르더라도 1,700 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년 1분기(1∼3월)에도 증시는 계속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점을 1,715∼1,840으로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원자재 가격이 내려야 하는데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제가 탈진해 수요가 급감해야 비로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기까지 2, 3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센터장은 “증시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주식이든 펀드든 일단 투자는 하지 말고 쉬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반면 김 센터장은 경기방어주인 KT&G, 에너지 관련주인 한국가스공사, 달러당 원화 환율 급등의 수혜주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러시아펀드가 유망하고 중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때 펀드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진정돼야”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520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이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센터장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대규모로 팔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가, 환율을 비롯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 외국인의 매도세도 잦아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3분기(7∼9월) 말로 접어들면 경기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빠르게 자금이 유입돼 4분기(10∼12월)에는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800∼2,150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높이려고 애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원유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기에 유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3분기에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코스피지수는 2,1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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