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쏘옥]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른다는데…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한국 채권 몸값 떨어져 돈 빌릴때 금리 더줘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르는 등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신문기사에선 이런 표현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금융 지표 중 하나다.여기서 외국환평형기금이란 원화의 가치 안정과 투기 자금의 유·출입에 따른 악영향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 자금. 외평채는 바로 이 기금의 재원 조달을 위해 정부가 지급보증 형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두산백과사전)》

그런데 이 채권을 해외에서 발행해 달러화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매수자에게 기준금리에다 일정액의 가산금리를 얹어줘야 한다. 매수자들은 채권 발행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채권을 사기 때문이다.

만약 국가재정이 탄탄한 경제 선진국이라면 디폴트 위험이 적기 때문에 가산금리도 낮은 게 보통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가산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기준금리는 보통 미국의 국채금리를 뜻한다.

그러므로 최근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평채의 가산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해외에서 한국 경제의 체력이나 정부 재정상황을 그만큼 이전보다 안 좋게 본다는 뜻이다.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2014년 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올 5월에 1%포인트대였지만 6월부터 올라 이달 초엔 2%포인트가 넘었다. 해외에서 돈을 빌리는 비용이 더 늘어난 셈이다.

물론 가산금리 상승이 한국 경제의 책임만은 아닐 때도 많다. 요즘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질 때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 값은 하락)하게 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 때도 마찬가지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르면 정부뿐 아니라 국내 은행 및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가산금리도 함께 오른다. 이렇게 외평채 금리는 해당국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지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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