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질로 승부합니다
에버다임 신현종 경영지원담당 이사는 공장을 둘러보는 기자에게 마당에 서 있는 65m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가리키면서, 아파트 공사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과 다른 점을 찾아보라고 했다.
기존 아파트 크레인과 달리 에버다임이 생산하는 타워크레인에는 양팔처럼 펼쳐진 ‘지브(jib)’를 지탱하는 지지대가 없었다. 신 이사는 “우리 제품은 지브 지지대가 없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좁은 장소에서도 여러 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계 도면에 따라 제작된 시제품을 굴착기에 걸어놓고 타격을 가해 변형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펌프카와 소방용 사다리차 등에 대한 유압테스트도 진행되고 있었다. 그동안 에버다임이 세계 80여 개국에 내다 판 콘크리트 펌프카와 타워크레인 등은 모두 600여 대에 이른다. 꼼꼼한 품질 관리로 아직까지 기계 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 ‘오기로 뭉친 외인부대’
에버다임은 국내 건설중장비 업체 가운데 매출 규모로 4위다.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을 제외하면 건설중장비만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중에서 단연 1위다. 대우중공업의 중고 건설중장비 매매 사업으로 출발한 에버다임은 사업 다각화를 하면서 매년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 원으로 이 중 수출 비중은 65%에 이른다. 직원은 300명 남짓으로 올해에만 60명 넘는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기자가 공장을 찾은 이날에도 전병찬(53) 에버다임 사장은 공장을 방문한 해외 바이어를 만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달에만 예정돼 있는 해외 바이어의 공장 방문이 15건이나 된다고 한다.
전 사장은 “공장 증설 작업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면서 “경기 침체로 회사 사정이 나빠진 기업들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 아니냐”고 했다. 그에게 고속 성장의 비결을 물었다. 전 사장은 주저 없이 “오기로 똘똘 뭉친 직원들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버다임에는 과거 외환위기 때 퇴직한 대우 출신 직원, 자영업을 하다 실패한 직원, 다니던 중소기업이 부도 나 쉬고 있던 직원 등 저마다 아픈 경험을 가진 직원이 상당수에 이른다.
전 사장은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게 된 것은 경험과 기술에다 오기까지 있는 이들 ‘외인부대’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진천=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