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위성휴대전화 생산…아태위성산업 류장수 대표

  • 입력 2008년 7월 10일 02시 59분


중국 쓰촨(四川) 성에 지진이 발생하자 여러 마을이 외부와 고립됐다. 길이 끊긴 것보다 더 큰 문제는 통신망 두절이었다. 가족의 소식을 몰라 많은 사람이 애를 태워야 했다.

“위성휴대전화가 있었더라면….”

아태위성산업 류장수(56·사진) 대표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며 이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아태위성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휴대전화를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위성휴대전화는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 기기이기 때문에 별도의 로밍을 하지 않아도 국가 간 통화를 할 수 있다. 또 위성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지상파 휴대전화처럼 기지국이 파괴되어도 통신이 두절될 염려가 없다.

2000년 6월 설립된 이 회사는 세계 위성휴대전화 서비스 시장의 60%를 점유한 아랍에미리트의 투라야 사와 2003년 10월 850억 원 규모의 휴대전화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급성장했다.

류 대표는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위성통신 프로토콜과 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프로토콜 기술 보유는 지상파 휴대전화로 치면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가 미국 퀄컴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원천 기술을 보유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아태위성산업은 위성휴대전화 핵심 기술을 지상파 휴대전화와 결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류 대표는 7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하는 ‘6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방송통신위원회가 아태위성산업을 위성휴대통신 사업자로 허가하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류 대표는 “좌절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직원 140명 중 100명에 이르는 연구개발(R&D)진을 활용해 기술력 보강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