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으로 주식 및 펀드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많은 투자자가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EL 3총사’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ELS나 ELF는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로 약세장에서도 주가가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LW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만기 전에 사전에 정해놓은 조건으로 사거나(콜 워런트), 팔(풋 워런트)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상품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이 상품들에 투자하다간 예상치 못한 원금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복잡한 상품구조 속 원금 손실의 ‘반전’
ELS와 ELF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고수익을 보장한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기초자산 중 한 종목이라도 떨어지면 투자자는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하락률 하한선을 40%로 삼고 있다. 8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0% 이상 주가가 떨어진 종목 가운데 ELS의 기초자산에 편입된 종목은 ㈜한화(―53.88%) 미래에셋증권(―51.69%) 대림산업(―49.72%) 대한항공(―47.53%) 등이었다.
이 종목들이 기초자산에 포함된 상품은 원금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상반기(1∼6월) 하락장에서 만기가 된 일부 ELF가 손실을 냈다. 5월 말이 만기였던 ‘CJ5StarⅣ파생상품1’은 ―21.68% 수익률로 상환됐다.
ELW도 마찬가지다. 풋 워런트는 지수가 떨어지기 전에 이 권리를 사두었다가 지수가 하락했을 때 되팔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만기 때까지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투자금액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 투자기간·기초자산 잘 살펴야
ELS나 ELF에 가입할 때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만큼 중요한 게 기초자산 종목의 특성이다.
코스피200, 항셍중국기업주지수(HSCEI) 등 특정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개별종목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고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면 개별 종목의 지수 변동폭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증권 상품개발파트 강종원 과장은 “보수적 투자자는 지수를, 적극적 투자자는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개별 종목도 변동성이 높을수록 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자 때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강 과장은 원금손실을 꺼리는 투자자는 처음부터 원금 보존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LS나 ELF는 환매 수수료가 높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일반 펀드는 중도환매 때 수익의 30∼70%를 지불해야 하는 반면 ELS나 ELF는 환매금액의 7∼8%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WM부 이창환 과장은 “ELS나 ELF를 주력 투자 상품으로 접근하기보다 주가하락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앞으로 장이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면 투자비율은 자산의 20%가량으로 투자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ELW는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전문가들은 ELW 투자는 하락장의 방어수단이 되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맥쿼리증권 파생영업부 유지은 이사는 “ELW는 레버리지 효과가 큰 만큼 손실도 큰 상품”이라며 “주식 투자 금액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만 투자해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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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마켓(bear market)
증시가 하락하고 있거나 하락이 예상되는 시장을 뜻하는 말로 곰(bear)처럼 느리고 거래가 부진한 약세장을 뜻한다. 반대로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는 상승장은 황소같이 움직인다는 뜻에서 ‘불 마켓(bull market)’이라고 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