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노조 67%도 협상타결… 고용보장 역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올해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내년 공공분야 종사자의 임금 인상률이 올해(2.5%)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노 라일하 정책실장은 14일 “경제 사정을 감안해 올해 임금 인상 요구를 최대한 자제하고 그 대신에 공공요금과 등록금 동결을 요구해 실질 가처분 소득 감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임금 협상 요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 실장은 “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고통 분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노는 민주노총 산하 공무원 노조로, 소속 조합원은 5만 명 정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인상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칙적으로 매년 공공분야 종사자들의 임금 인상 수준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해 내년 공공분야 종사자들의 임금 인상률은 올해 수준을 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민간 분야에서도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고통 분담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협약임금 인상률은 1월 7.0%에서 6월 5.1%로 낮아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임금 교섭권을 사측에 위임하거나 교섭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친 기업의 비율은 7일 현재 67.5%로 2007년(37.7%)보다 1.8배로 늘었다.
경총 경제조사팀 김동욱 팀장은 “경기 하강 속에서 고용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임금 인상 대신 고용을 보장 받는 ‘양보 교섭’을 선택한 노동조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