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모처럼 활짝…10대그룹중 7곳 채용 확대

  • 입력 2008년 7월 15일 02시 51분


“경제 살리자” 대기업 올 채용규모 잇따라 늘려

작년보다 20%이상 늘어나

취업시장에 대기업발(發) ‘훈풍’이 불고 있다.

SK와 LG그룹에 이어 최근 롯데그룹도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달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장들이 “올해 신규 채용을 10% 더 늘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 산업부는 민영화된 공기업을 포함한 자산 기준 10대 그룹(순수 공기업 제외)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해 올해 1월 조사 때와 비교해 봤다.

○ 채용 규모 늘리는 대기업

지난해 1300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2008년 채용 규모를 1000여 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의 ‘투자 및 채용 확대’ 요청에 따라 1300여 명 수준으로 뽑기로 결정했고 최근에는 1400∼1550명으로 더 늘렸다.

롯데그룹 측은 “경기가 나쁘지만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와 LG그룹은 연간 채용 규모 확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대졸 신입사원 기준으로 SK그룹은 올해 1200여 명, LG그룹은 4500여 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채용 규모에 비해 각각 79%, 50%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670여 명을 뽑은 SK그룹은 올해 1월 조사에서 900여 명, 최근 조사에서 1200명으로 꾸준히 채용 계획을 확대했다.

삼성그룹도 4월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6750여 명)보다 11% 늘어난 7500여 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GS,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지난해보다 9∼25% 더 많이 뽑는다. 이들 기업은 올해 초 밝힌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현재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과 금호아시아나는 최근 추가 채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포스코, KT는 지난해 채용 규모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과 사회의 불안감 증가로 경영 환경이 매우 나쁘지만 주요 그룹들의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꽤 늘었다”며 “최근 중소기업도 추가 고용 운동을 벌이고 있어 올해 하반기(7∼12월) 채용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실천 가능성은?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에 의뢰해 ‘기업들이 올해 초 밝힌 채용 계획만큼 상반기(1∼6월) 채용을 실시했는지’ 조사한 결과 대기업은 연초 계획보다 1.5%, 중소기업은 26.1% 적게 뽑았다.

대기업은 12개 업종별로 매출 10대 기업을 선정했고, 중소기업은 직원 300명 미만의 기업 255개를 골라 조사했다.

대기업 중 △식음료(11.5%) △제약(4.9%) △정보통신(4.8%) 업종은 연초 계획보다 채용을 늘렸고, △금융(―23.2%) △제조(―22.8%) △물류 및 운송(―6.6%)은 채용을 줄였다.

한 대기업 임원은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한국 노동시장의 특성상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광석 인크루트 사장은 “최근 그룹사와 대기업들이 발표한 채용 확대 계획은 대기업들 스스로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이들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전체 채용시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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