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 노사가 논의 중인 ‘주간연속 2교대제’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노사 양측에 신중한 접근을 호소하고 나섰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현재 주야간 근무 조로 나눠 각각 10시간(잔업시간 2시간 포함)씩 일하는 현행 근무제와는 달리 주간조를 2개 조로 나눠 밤 12시까지만 일하는 제도로 현재 현대차 노사가 제도 도입을 협의 중이다.
이영섭 현대·기아차 협력회 대표는 14일 내놓은 호소문을 통해 “이 사안은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또 “현대차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혜택을 누리겠지만 부품업체 근로자들은 가동률 저하에 따른 경영 악화로 생활형편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현대차가 주야간조로 나눠 20시간을 조업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 밤 12시 이후 조업이 이뤄지지 않아 생산량이 떨어지는 만큼 부품 공급량에 따라 수입을 얻는 부품업체로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부품업체 근로자도 금속노조에 속한 만큼 조합원 모두가 수긍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금속노조의 본분”이라며 금속노조가 완성차 노조만을 위해 이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현재 주간연속 2교대제 논의 구도에서 현대차와 운명을 같이하는 4500여 부품업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 제도가 시행됐을 때 생길 파급효과와 그 대안에 대해 협력업체들이 충분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금속노조가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이날 울산 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6일과 18일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파업 일정은 16일에는 주간조가 오후 1시부터 4시간, 야간조는 17일 오전 2시부터 4시간, 18일에는 주간조가 오전 10시부터, 야간조가 오후 11시부터 각각 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차 지부는 15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노사 교섭에는 나서기로 하는 등 대화 창구는 계속 열어두기로 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